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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보수통합 불쏘시개? 큰꿈?…김세연 전격 불출마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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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측에 힘 실어주기 분석도

향후 정치 행보 위한 포석?…일각에선 곱지않은 시선도

뉴스1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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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이형진 기자 = 부산 지역 3선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국당 해체와 지도부·중진을 비롯한 한국당 주요 인사들의 '전원 용퇴'라는 전례없이 강한 화두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내년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면서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교안 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모두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 정말 경의를 표한다"며 "그러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같이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이 사실상 '회생불가' 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몰려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은 지도부와 당 의원들을 비롯한 구성원 모두에게 있기 때문에 2선으로 물러서야 한다는 것이 이날 김 의원이 내놓은 일관된 메시지다.

김 의원이 이러한 요구를 내놓은 배경으로는 복합적 요인들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지지부진한 보수 통합과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선 '해체'에 준하는 혁신 작업이 동반되지 않고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보수진영내 경각심을 높여 보수통합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에 나선 것이란 견해다.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보수통합이나 당의 혁신을 위한 충정과 진정성은 (공감한다)"며 "김 의원의 평상시 품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평했다.

김 의원이 옛 새누리당 시절 '유승민계' 핵심인사로 분류돼 온 인사인 만큼 탄핵 정국 당시 한국당의 분열과 현재까지 갈등,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한 부담 내지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복당파 등을 중심으로 그의 용퇴론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당내에서 확산될 조짐이 있는 만큼,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통합 논의에서 유 의원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측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 아니겠냐는 관측도 있다.

당장 복당파 인사인 김용태 의원은 뉴스1에 "문재인 정권 폭주 막기 위해선 지금의 한국당 모습으론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공론이다. 과감한 인적혁신과 보수통합을 위해 창조적 파괴가 절실하다"고 김 의원에 공감했다. 또 "개인적으론 지역구를 이미 내놨으나 당 혁신과 통합을 위해 더 험지로 가라면 갈 것이고 중진들 일괄적으로 용퇴하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이번 불출마 선언이 추후 정치적 행보를 위한 포석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 의원을 신호탄으로 보수통합과 혁신작업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도출될 경우, '불쏘시개' 내지 '촉매제' 역할을 한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탄탄해지며 차기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 출마 등을 통해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그만큼 김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 또한 적지 않아 보인다. 현 국면에서 당 지도부와 구성원에 대한 '흠집내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김 의원의 의도를) 좋게 볼 수는 없다"며 "한국당을 향해 '좀비정당' '민폐'라고 했는데, 그러면 왜 민폐가 되는 당에 당직을 유지하고 있나. (바른정당에서) 복당하지 말았어야지 왜 민폐가 되는 정당에 입당을 했나"라고 불쾌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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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세연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수명을 다했다"며, "존재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고 얘기했다. 또, "당을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주장했다. 2019.11.17/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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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현재 지역구인 부산 금정구에서 5선을 한 고(故) 김진재 의원의 아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종사촌 언니인 홍소자 여사와 한승수 전 총리의 사위이기도 하다.

현재 여의도연구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3선으로 당내에서는 '소장파' '개혁보수' 이미지가 강하다. 옛 새누리당 시절인 2015년 당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는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후 탄핵 정국 당시 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당을 탈당해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측)에 합류한 바 있지만, 이후 다시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김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는 의총장에서 동료들에 의해 난도질을 당하고 물리고 뜯겼다. 그런데 저는 회의 막바지에 소극적인 반론을 펴는데 그쳤다"며 "후회한다. 비겁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그때 과감하게 맞서지 못했다. 18대 국회 한나라당 의총에서, 19대 국회 새누리당 의총에서 청와대 지시를 받고 떼 지어 발언대로 몰려나오는 그 행렬을 용기있게 막아서지 못했다"며 "또다시 후회할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이 순간 이 말씀을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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