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휘발유가 50% 인상에… 들끓는 이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 이외 단체행동 통제에도 / 테헤란 등 전국적 시위 ‘이례적’ / 시민·경찰 충돌 최소 1명 숨져

세계일보

AP=연합뉴스


이란 정부의 급작스러운 유가 인상 결정에 시민들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정부 주도 행사 외의 단체행동을 엄격히 통제하는 이란에서 수도 테헤란 시민까지 참여하는 전국적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보안요원을 투입하겠다며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시위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정부가 휘발유 가격을 50%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발생했다. 이날 시위로 중부 시르잔에서 최소 1명의 시민이 숨졌다고 당국이 확인했다.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국영 IRNA통신은 “시민들이 연료 저장고를 공격해 불을 지르려다 경찰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이튿날인 16일에는 시위가 도루드, 고르간, 카라즈, 콤, 샤루드 등지로 확산했으며, 추가 희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됐다. 테헤란에서는 폭설 속에서도 주요 도로 곳곳을 봉쇄한 채 시위를 벌였으며, 전국 각지의 중앙은행과 국영은행 지점이 불에 탔다. 17일 서부 케르만샤에서는 무장한 시위대와 충돌한 경찰 1명이 사망했다고 경찰 당국이 밝혔다.

세계일보

AP =연합뉴스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내무장관은 국영TV에서 “소수의 사람이 대중의 분위기를 악용해 위협과 테러를 만들고 있다”며 “불법적인 행동이 지속된다면 사법·보안 당국자들이 나서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도 17일 “이번 인상 결정이 정부가 국가 경제를 위해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결정을 지지했다. 다만 그는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대해선 중단을 촉구했다.

새로운 유가 정책에 따르면 보통 휘발유 가격은 L당 1만리알(약 100원)에서 1만5000리알(약 150원)로 올랐으며, 운전자당 60L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 초과분은 L당 3만리알을 내야 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