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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WTO 중심 ‘다자무역’ 시대 가고 ‘다층무역’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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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통상이슈 보고서 / 美 자국 우선주의·美中 갈등에 / WTO 지탱해온 동력 잃어 / 지역·분야별 협정 체제 본격화 / 글로벌 보호무역도 강화 예상 / “복수국가와 협정 적극 나서야”

세계일보

그동안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이어져 왔던 글로벌 ‘다자무역’ 체제가 동력을 잃고, 분야별·지역별 무역협정이 중첩되는 ‘다층무역’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는 17일 발간한 ‘2019-2020 통상이슈 점검 및 전망’ 보고서에서 △WTO의 위기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한국-신흥국 간 FTA 체결 △미·중 통상분쟁 △보호무역 조치 확산 △국가안보의 무차별적 사용 △브렉시트 등을 ‘7대 통상이슈’로 선정해 발표했다.

보고서는 “2017년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중 갈등 표출이 WTO 상소 기구 기능 마비로 이어지면서 WTO를 힘겹게 지탱해 온 동력마저 사라질 것”이라며 “오는 12월 미국이 WTO 상소 기구 신임 위원 임명을 거부할 경우 국제분쟁 해결 기능이 약화함에 따라 이를 기점으로 세계무역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통상 규범에 대한 수요가 커짐에 따라 지역무역협정과 복수국 간 분야별 협정이 난무하는 ‘다층무역’ 체제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타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발효,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 등을 예로 들었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중 간 헤게모니 갈등, 전 세계로 퍼진 보호무역조치가 당분간 지속,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무역의존도가 높고 미·중 갈등의 지정학적 민감도가 큰 한국은 세계통상 질서와 무역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WTO 다자무역 체제의 수혜국으로 인식되어 온 만큼 WTO 개혁 및 분쟁 해결 절차 회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고, 우리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복수 국가와의 협정에도 활발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우리 경제 악화의 주원인으로 거론되는 반도체 경기 침체와 관련해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경기 등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현대경제연구원의 ‘2020년 주요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ICT 생산은 지난해 대비 12%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계 산업 생산은 ICT 산업 반등 여파로 내년에는 3.5% 늘어나고, 조선업도 37.5%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건설업(-2%)과 자동차산업(-2.3%) 등은 내년에도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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