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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10대 그룹, 3분기 영업익 작년보다 75%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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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10대 그룹 상장사의 영업이익률. 박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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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경기침체와 미ㆍ중 무역 갈등 등 국내외 악재가 거듭되면서 국내 10대 그룹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여기에 줄어든 영업이익은 다시 생산확대 등을 위한 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등 ‘경영 부진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가 10대 그룹의 상장사(금융사 제외) 90곳의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전년 동기(25조2,862억원)보다 75.63% 감소한 6조1,623억원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27조4,600억원) 역시 같은 기간 61.3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주요 수출 제품의 수요 부진이 꼽힌다. 실제 국내 수출량은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전환,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줄었다. 2015년 1월∼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다.

그룹별로는 LG그룹의 3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눈에 띄었다. 1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458억)보다 99.14% 줄어들었다. 10대 그룹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 급락으로 핵심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컸다.

LG 뒤로는 SK(-87.14%), 삼성(-79.19%), 한진(-69.92%), 한화(-49.39%) 순으로 영업이익 감소세가 컸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핵심 계열사로 둔 SK와 삼성은 반도체 가격 급락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PC에 주로 쓰이는 DDR4 8GB D램의 가격은 지난달 개당 평균 2.81달러로 2016년 6월(2.94달러)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9월(8.19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했다. 현대차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가 지난해 3분기 엔진 리콜, 엔진 진동 감지 시스템(KSDS) 도입 등 비용 부담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가 올해 흑자 전환하면서 그룹 전체 영업이익(1조23억원)도 작년(1,739억원)보다 476.40% 급등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영업활동 위축은 올해 투자비용 감소로 이어졌다. 이날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부영 제외) 소속으로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72개 계열사의 3분기 누적 투자액을 조사한 결과 모두 54조3,2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5조1,651억원)보다 10조8,387억원(16.6%)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 연구개발(R&D) 등 무형자산 취득액은 5조8,6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89억원(11.4%) 늘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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