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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체구 크지만 기동성은 날래…‘음악’ 같은 엔진사운드도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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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쉐보레 콜로라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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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유럽이나 아시아와는 다른 독특한 자동차 문화가 있다. 픽업트럭에 대한 유별난 ‘사랑’이 그렇다. 특히 자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애정은 다른 나라 자동차 업체들에 진입 장벽이 될 정도다. 도요타 같은 일본 업체가 오래전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도 GM과 포드, 램의 맞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픽업트럭 중 하나가 한국지엠이 수입한 GM의 콜로라도(사진)다. 포드 150 등과 함께 미국산 픽업트럭의 간판 모델이기도 하다. 미국 현지에서 지난해에만 14만대 이상 판매됐다. 미국 내 분류로는 중형 픽업트럭에 속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도 덩치가 크다. 전장이 5415㎜나 되는데, 대형 승용차인 제네시스 G90, 기아차 카니발보다도 길다. 한 덩치 한다는 도심형 SUV도 발아래에 있는 듯 느껴진다.

이처럼 체구가 크지만 기동성은 소형 SUV처럼 날래다. 강원도 산악의 구절양장 같은 소로를 소형차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빠져나간다. 운전대를 돌리는 족족 차머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돌아가며, 회전반경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최저 지상고가 도심 SUV보다 훨씬 높아 오프로드에서도 노면 사정을 생각하지 않고 거침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동력 성능도 탁월하다. 콜로라도는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m를 내는 V형 6기통 3.6ℓ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리는데, 힘이 차고 넘친다. 발진가속은 물론 중고속에서도 가속이 쉽게 돼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오른발에 스트레스가 없다. 터보차저를 장착해 출력을 쥐어 짜내는 듯한 4기통 엔진과는 차원이 다르다. 공차 중량도 가볍다. 4륜구동 모델이 2035㎏으로 팰리세이드 디젤 4륜구동(2030㎏)과 비슷하다. 견인 능력 최대 3.2t으로 대형 캠핑카나 보트도 끌고 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이처럼 강한 심장과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무게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엔진 사운드다. 운전 내내 ‘음악’ 같은 엔진음과 배기음이 터져 나온다. 너무 카랑카랑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저음도 아닌 딱 듣기 좋은 음색이다. 5ℓ급 V형 8기통에는 못미치지만 미국의 전통적인 대배기량 엔진 사운드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매력적인 엔진 사운드와 달리 공조장치 블로워모터 소음은 불만족스럽다. 1단만 켰는데도 운전자의 귀를 거슬리게 할 정도다. 차량의 반이 적재함이지만 출시 차량은 적재함 캡이 없어 의외로 짐을 싣기 곤란할 때가 많았다. 대형 여행용 가방이나 골프백 등을 적재함에 실어 봤는데, 주행 중에 이리저리 쏠렸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엔 더욱 곤란해지기 때문에 적재함에는 캡을 달아야 할 것 같았다.

연비는 고속도로를 주로 달려도 7.4㎞/ℓ가 나왔다. 하지만 콜로라도는 화물차로 분류돼 3.6ℓ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하고도 연간 자동차세를 2만8500원만 내면 된다. 취득세도 5%로 일반 승용차에 비해 2%포인트 낮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세 1.5%가 면제되고 개인사업자 등록 시 부가세 10%를 환급받을 수 있어 부족한 연비를 충분히 보상해준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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