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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곧 보자"며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친 제안을 북한이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나온 지 17시간 만입니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의 담화에서, 지금까지 세 차례 북미 정상이 만났지만 북미관계에서 별로 나아진 것이 없으며 미국이 시간벌이만 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에게 무익한 회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밝혀, 북미정상회담이든 북미 실무회담이든 지금 상태로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북미간 만남을 갖자'는 미국의 제안에 부정적이리라는 것은 어제(17일) 외무성대변인 담화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상태였습니다.

북한은 이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북한) 제도를 무너뜨리려는 허황한 꿈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고 "미국이 … 우리(북한)를 고립압살하기 위한 적대시정책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더 이상 마주앉을 의욕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미국의 최고지도자가 북한의 최고지도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였기 때문에, 북한이 과연 이 메시지를 무 자르듯이 거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간 개인적 친분을 강조해 온 북한이었던 만큼, 트럼프의 직접적인 제안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나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을 뿐 아니라 "더 이상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치적으로 자랑해오던 것은 "북한이 지난 2년 동안 핵실험도 장거리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주장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유예한 데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보상이 없을 경우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위협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마저 거부할 정도로 북한이 강경한 것은 트럼프가 미국 내에서 탄핵 절차로 곤경에 처해 있고,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해야 하는 등 정치적으로 불안한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국내정치적 입지가 탄탄하지 않은 만큼 지금 이 시점에 강하게 밀어붙이면 트럼프가 끌려올 것이라고 북한은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 정도가 아니라 한미훈련의 완전한 중단이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금지 등 보다 큰 것을 확실히 얻어내고 북한이 원하는 협상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북한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일견 그럴싸한 분석일 수 있지만 북미대화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노력이 어떤 경우라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트럼프 정부가 성과를 내기 위해 양보를 고려하겠지만, 어느 선 이상을 넘어가 양보가 오히려 국내정치적으로 독이 된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는 북한에 대한 태도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 미국과의 협상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강공을 펼치고 있지만, 자신감에 너무 넘쳐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정식 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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