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협상 도중 美 일방적 ‘중단 선언’
-“한국 측에 다시 생각할 시간 주겠다”
-외교부 “공평한 분담 위해 최선 다할 것”
한미방위비 분담금 3차 회의에 미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9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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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책정을 위한 협상에 나선 한미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미국 측이 먼저 “한국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될 때 다시 협상을 재개하겠다”며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고, 갑작스러운 협상 중단 선언에 우리 외교 당국은 충격에 빠진 모양새다.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미국측 협상 수석대표를 맡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3차 협상 2일차를 맞은 19일 오후 갑작스레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날 협상장에서 나온 드하트 대표는 “한국 측이 제시한 분담액은 미국이 공평한 분담을 위해 제시한 요구안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서울을 찾아왔다”고 먼저 밝힌 드하트 대표는 “한국 측에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협상을 중단한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짧은 성명을 읽은 드하트 대표는 협상장을 완전히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의 일방적인 협상 중단 선언에 우리 외교 당국은 상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미 측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해 방위비분담금이 대폭 증액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 측은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 내에서 상호 수용가능한 범위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협상 경과를 설명했다.
그간 미국은 주한 미군의 순환배치 비용 등의 부담을 주장하며 올해 분담금인 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외교 당국은 기본적인 입장 교환을 끝내고 이번 3차 협상부터 본격적인 항목별 협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미국과의 이견이 워낙 커 큰 틀에서의 입장 조율마저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우리 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예정”이라며 후속 협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국이 준비될 때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강경한 메시지까지 던진 미국 측과 이른 시일 내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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