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영화관으로 진격하고 있다.
19일 메가박스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연말까지 영화 3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3일 '더 킹: 헨리 5세'를 개봉한 데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상영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과거 국내 멀티플렉스는 시사회나 특별 이벤트 외에 넷플릭스에 정식 상영관을 내주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홀드백(극장 상영 후 IPTV 등 다른 채널 공개를 보류하는 기간)을 두지 않고 극장과 넷플릭스 동시 공개 정책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영화계에서는 극장 생태계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나 최근 메가박스에서 개봉하기로 결정하면서는 일주일간 홀드백을 뒀다. 이는 치열해진 OTT 경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가 독주하다시피 했던 시장에 애플, 컴캐스트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뛰어들면서 넷플릭스도 기존 전략을 고집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2일 북미 지역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가 하루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넘으면서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자신의 외연 확장을 위해 극장을 활용해야 할 단계"라며 "그렇기 때문에 적대적 경쟁 관계보다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할 필요가 있고, 그 일환으로 홀드백을 늘리게 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여전히 넷플릭스 공개일을 먼저 결정하고 극장 개봉일을 조율하는 방식이라 여타 멀티플렉스로 전폭 확장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영화 업계 관계자는 "영화 업계 판도가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극장 역시 OTT 업체 작품을 개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극장과 홀드백 기간을 먼저 논의하는 게 아니라 넷플릭스 공개일에 맞춰 설정하는 방식은 아직 국내 멀티플렉스가 환영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라고 밝혔다.
스칼릿 조핸슨과 애덤 드라이버가 출연한 `결혼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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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개봉을 앞둔 작품들은 기존 넷플릭스 영화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동안 오리지널 작품 퀄리티가 들쭉날쭉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제는 오락성과 작품성을 한층 균질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두 달간 극장에 개봉할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 '두 교황' 세 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참고하는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각각 90% 넘는 신선도 지수를 유지하고 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호평을 여럿 받았음을 의미한다.
영화 `두 교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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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별 출연·제작진도 스타 군단으로 꾸렸다. 20일 개봉 예정인 '아이리시맨'은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가 메가폰을 잡고, 주연 배우로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가 출연한다. 미국 장기 미제 사건인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드니로의 뒷모습으로 장장 3시간29분 동안 그려해 시네필(영화광)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같은 달 27일에는 스칼릿 조핸슨과 애덤 드라이버가 출연한 '결혼 이야기'가 개봉한다. 파경을 맞았지만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한 가족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어 다음달 11일에는 극장에 걸릴 '두 교황'에선 자진 사임으로 바티칸을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담았다. '양들의 침묵' 앤서니 홉킨스가 베네딕토 16세,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 조너선 프라이스가 각각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 역을 맡았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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