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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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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좀 더 잘하면 좋겠는데"⋯靑고민정, 탁현민에 뿔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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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0일 라디오에 나와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에 대해 "말만 좀 더 잘하면 좋겠다"고 했다. 탁 위원은 전날 밤 사전 시나리오 없이 국민 300명의 질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앞두고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발언을 해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었다. 고 대변인의 '말만 좀 더 잘하면' 발언도 탁 위원의 이 발언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고 대변인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과 함께 이번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왼쪽),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자문위원(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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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대변인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날 밤 열린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진행자인 김어준씨는 이 자리에서 "앞부분 좀 보다가 '도떼기시장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시청을 멈췄다"면서 혹평을 했다. 그는 "이런 기획을 대통령한테 제안한 자체부터가 잘못됐다"고 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기획은 탁현민씨가 잘한다"면서 탁 위원을 거론했다. 그러자 고 대변인은 "(탁 위원이 기획은) 잘하죠. 말만 좀 더 잘하면 좋겠는데⋯"라고 했다. 이 말에 김씨가 "그런데 탁씨는 이제 (청와대를) 떠난다고 하더니 (청와대) 근처에서 계속 배회하면서 끌려다니고 있더라"고 했다. 고 대변인은 이번에는 "(탁씨가) 끌려 다니는 건지, 본인이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는 건지"라고도 했다.

고 대변인의 말을 들은 정치권 인사들은 "탁 위원에 대해 '가시'가 돋혀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런 반응이 나온 까닭은 탁 위원이 지난 18일 오후 8시 2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방송된 tvN '김현정의 쎈터뷰'에서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 대해 "저는 안 했을 것 같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들을 무작위로 300명 뽑으면 그게 전체 국민과의 대화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탁 위원의 이 인터뷰가 알려지자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왜 대통령의 소통 노력에 부정적 평가를 하느냐"는 등 반발이 일었다. 일부 청와대 관계자들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탁 위원의 전날 방송 발언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에 탁 위원은 이 방송 후 19일 자정 무렵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모든 우려와 예상되는 폄훼에도 대통령이 왜 국민과의 대화를 하는지는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 대변인은 "사실은 어제(19일) 우연찮게 (국민과의 대화가 열린) 스튜디오 근처에서 (탁씨를) 만났다"며 "탁씨가 국민과의 대화에 대한 평가 아닌 평가를 한 것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에 김씨는 "청와대가 기획한 걸 비판한 것이 됐으니까"라며 "본인(탁씨)의 진심은 ‘나는 더 잘할 수 있다’, 자기자랑이거든"이라고 했고, 고 대변인도 "그것도 저는 인정"이라며 "또 하나는 대통령을 그만큼 아끼는 마음이 커서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탁 위원은 국민과의 대화가 끝난 직후인 20일 자정 무렵 페이스북에 또다른 글을 올려 "제 예견이 맞고 틀리고, 그걸 뭐에 쓰겠나"라며 "보는 내내 아픈 국민들을 대하는 대통령님의 태도 그 진짜 마음만 울렁거린다"고 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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