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 `파리의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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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설립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홍콩 미술품 경매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부터는 홍콩 센트럴 완차이 H퀸스빌딩에 상설전시·경매장인 '에스에이플러스(SA+)'를 마련해 연간 4회 경매를 열고 있다.
경찰 총격으로 홍콩 시위가 폭력적으로 치닫고 있지만 현지 경매를 강행하기로 했다. 오는 24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살롱에서 제31회 홍콩경매를 연다고 밝혔다. 마르크 샤갈, 김환기, 백남준, 알렉산더 콜더를 비롯해 중국 대표 현대미술가인 류예, 장샤오강, 양샤오빈, 팡리쥔 작품 등 143억원 규모 미술품 68점으로 홍콩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람과 동물, 집이 자유롭게 화면을 떠다녀 마술무대 같은 샤갈 '파리의 풍경' 경매 추정가는 35억~58억원이다. 샤갈이 즐겨 사용했던 푸른색이 흰색에 가까운 은은한 톤으로 바뀌면서 화면이 더 화사해졌다.
김환기 1972년 점화 `18-Ⅱ-72 #221`. [사진 제공 = 서울옥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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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21억원에 낙찰됐던 김환기 1972년 녹색 점화 '18-II-72 #221'은 2년 만에 다시 나왔다. 시작가 22억원으로 두 개의 부채꼴이 겹쳐 율동감이 넘친다.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낌을 주면서도 패턴의 비율과 방향, 채색 순서에 변화를 줘 다채로운 리듬을 만든다.
선을 긋는 행위를 반복해 자신을 넘어서고자 했던 이우환의 1978년작 '선으로부터'도 시작가 6억원에 출품된다. 2015년 제작한 '대화'는 추정가 5억2000만~7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미디어 아트 선구자인 백남준의 1998년작 'TV 첼로' 추정가는 2억2000만~4억원. 샬럿 무어맨의 연주 장면을 담고 있는 큰 브라운관 2개는 수평으로, 중간의 작은 브라운관 하나는 수직으로 세워진 채 네온사인이 부착된 아크릴 상자에 담겨 있다. 실제 첼로처럼 현 4개가 부착돼 있고 악기 실루엣도 살렸다.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인 콜더 작품 '맨 위드 쇼트 넥'은 22억~40억원에 나왔다. 바닥에 고정된 하부와 움직이는 구조물이 결합된 형태의 스탠딩 모빌로 철사가 고정 구조물에서 바로 뻗어나가 부유하는 형태를 지지한다.
중국 현대미술가 류예의 2005년작 '집으로 가는 길' 추정가는 14억~30억원. 온화한 색감과 완벽한 균형을 이룬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눈이 쌓인 푸른 배경 속, 노인의 손을 꼭 잡은 채 정면을 응시하는 아이와 재촉하듯 힐끗 뒤를 돌아보는 강아지가 등장한다.
장샤오강 판화도 출품된다. 청회색 배경에 고요한 표정을 지닌 인물을 담은 작품 '여동생'으로 270만~57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독특한 추상 사실주의 회화로 알려진 양샤오빈 판화 '무제', 냉소적 사실주의 화가 팡리쥔 판화 '무제'도 각각 70만~150만원에 나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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