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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집값 잡아왔다”는데…강남 2년 새 15억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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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2년 동안 20% 올라

상승률 MB·박근혜 때보다 높아

중위 아파트값 8억7500만원

“정부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는 나라

OECD 중 한국 유일, 수요·공급 중요”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진단이 현실과 괴리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됐다“는 말과 달리 서울 아파트값은 치솟고, 지방은 급격히 떨어지는 등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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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9일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있다고 장담하고 싶다”며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 진단부터 현장과 동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이유가 역대 정부가 늘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정권은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삼지 않아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취지로 보인다.

“정부가 정책 안 내는 게 답” 말까지 나와

엄밀히 따지면 건설시장 안에 주택부문이 포함돼 있다. 역대 정부들은 경기가 안 좋아질 때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나섰다. 4대 강 사업처럼 도로·항만·철도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토건정책을 펼쳤다. 신도시 및 뉴타운 건설을 주택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겠으나, 이를 전부로 봐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SOC 부문에 22조3000억원의 예산을 배치했다. 올해(19조8000억원)보다 12.9% 늘렸다. 생활형 SOC 예산도 편성하고, 남북내륙철도를 비롯해 총 24조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열린 경제장관회의 때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건설 투자의 역할도 크다”고 말한 것도 문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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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에도 오르는 서울 아파트값.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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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이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했다는 인식도 통계로 드러난 사실과 다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역대 정부의 임기 중 전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노태우(65.73%) 정권 때 가장 많이 높았다. 이어 문재인(20.41%)·노무현(19.11%)·김대중(4.07%)·이명박(3.44%)·박근혜(2.55%)·김영삼(-3.28%) 정부 순이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활용했던 지난 정권 때가 집값이 더 안정됐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단편적이지 않다. 수요 및 공급의 불균형, 대외 경제 문제, 시장 심리 등을 포함해 종합적이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하락했다”거나 “서울의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는 인식도 안이하다. 국토교통부가 분류하는 고가 주택 기준은 실거래가로 봤을 때 9억원 이상의 주택이다. 그런데 KB국민은행의 ‘10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7525만원이다. 중위가격은 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이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정부가 분류하는 고가인 셈이다. 2016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7859만원이었다.

전국 집값 하락? 지방 주택시장 붕괴 탓

문 정부 들어 서울 일반 아파트 가격이 그만큼 치솟았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보이는 것은 지방 주택시장 붕괴에 따른 착시효과다. 서울과 지방의 주택가격 양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강남권의 인기 단지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형은 2017년 5월 19억원에서 지난달 34억원으로 15억원(79%) 상승했다. 지방의 경우 역전세난의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셋값이 떨어진 아파트 비중은 서울의 경우 19.42%지만, 울산은 84.92%에 달했다. 울산에 이어 이어 충남(60.86%)·충북(60.51%)·경기(52.8%)·경북(48.71%)·인천(48.2%) 순으로 전셋값이 많이 떨어졌다. 서울은 오르는데, 전국 부동산 가격은 내려가는 현상은 시장이 울리는 경고음으로 심각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을 못 잡으면 보다 강력한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가격은 잡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나오는 결과”라며 “OECD 국가 중 정부가 나서서 주택 가격을 잡겠다고 하는 나라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교육시장과 비슷한 상황이다. 장기적 안목 및 고민 없이 단말마식 정책의 남발로 정책의 신뢰성과 유효성이 상실됐다. 내성을 키운 시장은 정부 정책과 반대로 작동하고 있다.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도 서울과 과천 등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게 그 증거다. 업계에선 “정부가 정책을 내지 않는 게 답”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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