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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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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비건 "한미동맹 재생 필요… 방위비 힘든 협상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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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비건 면담서 "방위비 대폭 증액은 무리"
국무부 관계자 "한국엔 고속철 있어…美, 세계평화 지켰지만 자국민에 한 게 없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해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21일(현지시간) 한미동맹의 재정립 필요성을 거론하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지명자는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조선일보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와 면담한 뒤 특파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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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이날 비건 지명자와 면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비건 대표가 1950년 이후 '한미동맹의 재생'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결국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방위비 협상)는 새로운 동맹의 틀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비건 지명자는 방위비 협상에 대해 "과거의 협상과는 다른 어렵고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오 원내대표가 전했다. 비건 지명자는 면담 당시 한미동맹과 관련해 '원기회복(rejuvenation)', '재생(renewal·리뉴얼)'이라는 표현을 번갈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지명자는 또 "한미동맹이 6·25 이후 60년 넘게 지났지만 왜 한반도에는 여전히 평화가 있지 않고 극단적 대치 상황인지 근본적 문제의식이 있다"며 "앞으로 역할 분담은 미국 혼자만의 역할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툴 케샵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도 미국이 수십년간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역할을 했고 1950년대와 2019년의 한국은 굉장히 다른 환경 아니냐며 한국의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에는 미국에 없는 고속철도와 의료보험이 있지만 미국에는 없다"며 "다른 나라는 성장하고 발전하고 자국민을 위한 일을 하는 동안 미국은 국민이 세금을 내서 기여했다. 자국민을 위해 이뤄놓은 게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3당 원내대표들은 "큰 상황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과도하고 무리한 일방적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의 정신에 기초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바탕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위비 분담 협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 원내대표가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미국 측에) 동맹을 가치의 동맹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계산의 대상으로 보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며 "특히 주한미군 철수에 관한 언급이 나온 것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문제에 대해서는 미 의회와 행정부 모두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는 "미국이 10여일 전부터 한국 측 입장 변화만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일본에도 입장 변화를 이야기한 흔적이 있다"며 "한일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앞으로 적극적 역할도 요청했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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