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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만이 한국미술품 최고가 다시 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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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린 크리스티 홍콩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 부문 부회장

에블린 린 크리스티 홍콩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 부문 부회장

연합뉴스

(홍콩=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홍콩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 그랜드홀에 전시된 김환기 1971년작 '우주'(Universe 5-IV-71 #200) 앞에 선 에블린 린 크리스티 홍콩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부문 부회장. 2019.11.23



(홍콩=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우주'는 경매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늘 새로운 기록을 남길 것입니다. 이 작품만이 김환기 기록을 다시 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3일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원 낙찰 기록을 세운 김환기 '우주'(Universe 5-IV-71 #200)에 대한 에블린 린 크리스티 홍콩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 부문 부회장의 평가다.

경매에 앞서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만난 에블린 린 부회장은 '우주'의 한국미술품 최고가 달성을 확신하며 "이번 기록은 기념비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한국 작품이 예술성과 희귀성을 모두 갖춘 '우주'의 기록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자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한국 대표 작가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김환기 전면점화 가운데 가장 크고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는 '우주'는 실제 이날 경매에서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대만 출신 에블린 린 부회장은 소더비에서 14년간 근무하고 지난해 크리스티로 옮겨 동아시아 미술품 경매를 총괄한다. 2013년 장판즈의 '최후의 만찬'으로 당시 아시아 동시대 미술 경매 최고가 경신을 끌어내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2015년 홍콩에서 기획전을 열어 한국 단색화를 처음 선보이는 등 한국 근대 미술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는 데에도 역할을 했다. 그중에서도 김환기와 '우주'에 대한 애착이 각별하다.

에블린 린 부회장은 "한국 미술에 관심이 많고 특히 김환기 작품을 좋아한다"라며 "지난 10년 가까이 김환기 작품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갈 때마다 '우주'가 위탁 전시된 환기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고 정말 훌륭하다고 느꼈다"며 "세계 시장에 내놓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우주'는 김환기의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김마태 박가가 작가에게 직접 사들여 소장한 작품이다. 서울 환기미술관에서 대여해 전시했으며, 경매에는 이번에 처음 나왔다.

김환기와 김 박사는 1950년대 초반 부산 피란 시절 우연히 만나 각별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김 박사는 1953년 25세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고, 김환기는 1956년 프랑스로 떠났다. 김 박사는 성공한 외과 의사가 되고, 파리에서 3년간 서양미술을 접하고 서울로 돌아온 김환기는 1963년 뉴욕으로 이주한다.

뉴욕에서 재회한 이들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지고, 김 박사는 많은 김환기 작품을 구매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컬렉션인 '우주'는 1971년 포인덱스터 갤러리에서 열린 김환기 첫 뉴욕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당시 전시 포스터 이미지로 사용할 만큼 작가도 큰 애정을 가졌다.

김 박사는 40여년간 소장한 '우주'를 마침내 시장에 내놓기로 하고, 지난여름 여러 경매사 중 크리스티를 선택했다. 동아시아 미술 담당자인 에블린 린 부회장이 뉴욕으로 날아갔다.

에블린 린 부회장은 "'우주'를 큰 무대에 내놓는 날을 오래도록 꿈꿨는데 이뤄졌다. 운명적이었다"고 당시 감격을 전했다.

경매를 앞두고 전시장에 걸린 '우주'는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에블린 린 부회장은 "붓으로 점을 찍듯 작업해 자연스러운 번짐이 있는 작품에 많은 사람이 감동을 받았다"라며 "많은 색을 써서 화려하게 그리기는 쉽지만, 색을 절제하면서도 다양한 푸른 빛을 낸 김환기는 정말 위대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환기와 한국 미술 작품이 세계시장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그는 "서양 미술계에서도 '우주'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라며 "단색화를 비롯한 한국미술이 국제무대에서 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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