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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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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합의 왜곡발표 日에 "Try me" 경고 날린 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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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한일합의 왜곡발표 日에

"日 주장대로라면 합의 이뤄지지 않았을 것" 반박

"이번 합의는 文 '원칙 외교'의 판정승"

"최종 합의 아니다…향후 협상 日태도에 달려"

이데일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김현종 2차장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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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청와대는 24일 일본측의 한일 군사정보보협정(지소미아)의 ‘조건부 연장’ 합의에 대한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발표에 “일본측의 발표대로라면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할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의용 실장은 특히 일본을 향해 “Try me(시험해 보라)”라고 경고를 날리며 향후 협상이 일본측의 태도에 달려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현장에서 지난 22일 한일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합의에 대한 일본의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6시간 앞두고 청와대는 한일간 수출관리정책에 대해 협의하는 동안에는 지소미아 종료 효력의 통보를 정지하고, WTO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는 ‘조건부 연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앞서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 대상으로 지정했던 3개 품목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은 같은날, 한국과 수출관리와 관련한 국장급 대화를 열지만 이는 지소미아와 관련이 없다고 밝히며 3개 품목에 대해서도 기존처럼 개별 허가 심사를 이어간다고 했다. 일본은 또 한국과 오후 6시 같은 시간에 각국의 조치를 발표한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은채 한국보다 7분 가량 늦게 이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 일본 고위관계자들에게서 이번 한일간 협의를 놓고 ‘일본의 퍼펙트 게임’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日경산성 발표대로면 합의 없었을 것…왜곡에 깊은 유감”

정의용 실장은 이에 “지소미아 연장과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 철회 관련 발표를 전후한 일본측의 몇가지 행동에 대해 저희로서는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간의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의용 실장은 그러면서 일본의 주장과 태도를 하나하나 지적했다. 정 실장은 “첫째, 일본 언론에서 사전에 보도가 된 것은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의도적인 누출이 아닌가 본다”며 “약속 발표시간보다 1시간 앞서 일본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을 익명으로 인용해 ‘한국측이 (지소미아) 연장을 하겠다’, ‘WTO 제소절차 철회 의사를 알려왔다. 그래서 일본이 협의에 응하게 된 것이다’ 라는 식의 보도가 있었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어 “두번째, 일본측은 한일간 여섯시 정각에 서로 동시에 발표하기로 양해를 했었는데 그러한 약속도 어겼다. 우리보다 약 7분 내지 8분 정도 늦게 발표했다”며 “그 의도가 무엇인지 매우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셋째, 일본의 경산성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한일간 당초 각각 발표하기로 한 일본측의 합의 내용을 아주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했다는 사실”이라며 “이건 한일간 양해한 내용과 크게 다를 뿐 아니라 만일 이런 내용으로 일측이 우리와 합의했다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경산성의 발표 내용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반박했다. 정 실장은 “일본은 우리측이 사전에 WTO 절차 중단을 통보해서 협의가 시작된 것이라는 설명인데 아니다”라며 “우리가 사전에 이러한 약속을 해서 협의가 시작된 건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지난해 10월 30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이후 정부는 일본측과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으나 일본측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개최 바로 다음날인 7월 1일, 우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통보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게 바로 일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끝까지 일본측과 협의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우리 고위급 대표들 여러차례 일본에 보냈고, 또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통령님이 한일간에 이러한 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한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

정 실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한다는 것은 전혀 합리적인 것이 아니다라는 판단하에 8월 22일 우리가 결정하고 8월 23일 공식적으로 일본에 통보해준 것”이라며 “8월 23일 지소미아를 종료하겠다는 통보를 하고 난 다음 일본측이 그제서야 우리와 협의하자고 제의해와 그때부터 외교채널간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또 이번 합의 배경에는 한국의 수출관리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 의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일본의 주장도 반박했다. 정 실장은 “한일간 양해한 내용은 우리의 수출관리 제도의 운용의 확인을 통해서 수출 규제 조치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합의해 나가기로 협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또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대상인 3개 품목에 대해서도 개별 허가가 종전처럼 지속된다는 주장도 합의 내용과 다르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한국으로 3개 품목을 수출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은) 수출관리의 부적절한 사안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을 했고, 앞으로도 개별 심사를 통한 허가 실시 방침에는 변경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이것도 한일간 사전에 조율한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만일 이런 입장을 갖고 일본이 우리와 협상했다면 애당초 합의를 할 수가 없었지 않았는가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조건부 연장‘ 합의는 文 원칙외교의 판정승…향후 협상 日태도에”

정 실장은 합의 이후 일본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이 이번 합의를 일본의 일방적인 승리로 평가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정 실장은 “일부 언론의 보도는 정말 실망스럽기 이를 수 없지만 특히 그보다 더 중요한건 일본의 고위 정부 지도자들의 일련의 발언”이라며 “매우 유감스러울 뿐만 아니라 전혀 사실과도 다른 이야기를 자신들의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일본외교의 승리다’, ‘퍼펙트 게임이었다’와 같은 주장은 견강부회”라며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 식으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이번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합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 외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저희가 볼때는 오히려 우리가 지소미아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난 다음 일본이 우리측에 접근해오면서 협상이 시작됐고, 큰 틀에서 보면 우리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한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정 실장은 “일본은 오히려 그들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원칙을 견지하지 못했다”며 “강제징용 문제 해결 없이는 아무런 대화도 있을 수 없다던 그 원칙이 깨졌고, 지소미아와 수출 규제문제는 완전히 별개라고 주장했던 원칙도 사실상 깨졌다고 본다”고 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일본의 합의와 다른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항의했고 사과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일본의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외교협상을 하는데 있어서 신의성실원칙의 위반”이라며 “우리 정부는 11월 22일 발표 이후 즉각 일본의 이러한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 외교 경로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을 하고, 강력히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측 항의에 대해서 일본측은 우리가 지적한 이러한 입장을 이해한다, 그리고 특히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일간의 합의한 내용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란 점을 재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일본을 향해 기존 한일간 양해한 합의 내용이 지켜 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실장은 “정부로서는 앞으로도 한일간에 어렵게 합의한 이러한 원칙에 따라서 조기에 최종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일본과 계속 노력을 하겠으며 일본 정부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각별한 협조를 해줄것을 덧붙인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합의가 지소미아와 관련한 최종 합의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정 실장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게 최종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명확히 밝힌다”며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과 WTO 제소 정지 결정은 모두 조건부고 잠정적이란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일본에 더 이상 선을 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정 실장은 “영어로 ‘Try me’라는 말이 있다. 한쪽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면서 상대방을 계속 자극하면,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른다는 경고성 발언”이라며 “일본에 ‘You try me’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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