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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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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청와대 앞서 “국회 ‘떴다방 다당제’ 수준…정부를 견제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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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패스트트랙 원천무효 선언하고 철회한 뒤 그러고 협상하자” / “국민 밥그릇과 집권에만 관심”

세계일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엿새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가운데 25일 오전 나경원 원내대표가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단식농성장에서 황 대표를 만나고 농성장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 농성장에서 “제1야당 대표 단식이 엿새째로 접어들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여전히 미동도 안하면서 야합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며 “기어이 한국당을 고립시키고 불법 패스트트랙 폭거를 일으킬 궁리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곳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을 계속하는 이유는 패스트트랙 전 과정이 불법이고 무효이기 때문“이라며 ”자유·의회 민주주의를 침탈해 장기집권을 획책한다는 잘못된 패스트트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34개나 되는 정당이 등록됐다고 한다. 지난 총선 직전과 비교해 2배 가량 많다. 정당 난립, 국회 분열, 정치권 혼란이란 연동형 비례제 폐해가 벌써 드러난다”며 “지금의 국회도 온갖 정치적 이합집산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혼란에 빠져있다. 사실상 정당다운 정당이 몇이나 되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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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에서 닷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설치된 텐트 안에서 머무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오늘날 국회도 사실상 ‘떴다방 다당제’ 수준이다. 이런 국회가 과연 힘을 갖고 정부를 견제할 수 있나”라며 “이제 고집 그만 피우고 밥그릇 욕심 내려놓으십시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연동형 비례제의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를 선언하고 불법 사슬을 끊어내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이어 “90일간 충분한 숙의 기간을 보장하는 안건조정위원회에서도 날치기 통과시킨 선거법이다. 27일 부의도 족보없는 불법 부의다. 치유될 수 없는 하자로 점철된 법을 고집하면 안 된다”며 “억지로 통과시키고 나중에 불법성과 무효가 확정되면 얼마나 더 큰 혼란과 갈등이 증폭되겠나”라고 우려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그대로 두고 계속 협상하자 한다. 그것은 한쪽에 칼을 들고 협박하며 협상하자는 것”이라며 “여당에 묻는다. 협박인가 협상인가. 패스트트랙 원천무효 선언하고 철회한 뒤 그러고 협상하자. 협상 다운 협상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기 국회 마지막을 남기고 저희가 챙겨야 할 많은 민생법안이 있다. 이 법안들은 어쩌자고 지금 국회만 열면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자고 한다”며 “여당은 민생엔 관심 없고 오로지 국민 밥그릇과 집권에만 관심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도 청와대를 향해 “막판 파기 철회 결정이 진정한 외교적 성과라면 그 정확한 손익계산서를 공개하라. 뭘 얻어냈는지 설명하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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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 단식천막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결정 자체는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것이 면죄부는 될 수 없다. 그러기엔 대한민국이 잃은 게 너무 많다”며 “한미동맹을 깊은 불신의 늪으로 밀어넣었고 한미일 공조를 와해 수준까지 끌고 갔다. 지소미아 연장에 미국이 총공세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단식 6일째를 맞은 25일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다. 육신의 고통을 통해 나라의 고통을 떠올린다. 저와 저희 당의 부족함을 깨닫게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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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페이스북 화면 캡처.


황 대표는 “거적 너머 보이는 국민 여러분 한분 한분이 그래서 제게 소중한 스승”이라며 “이 길에서 대한민국의 길을 찾는다”고 했다.

이어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 끝이 날 것”이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의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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