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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文 "남북관계 굉장히 보람"…6일후 군사합의조차 깬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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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군사분야합의는 잘 지켜져와" 자평

김정은, 부산 초청 거절하곤 해안포 사격

실낱처럼 이어오던 군사 신뢰관계마저 파탄

아시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부산 한 호텔에서 태국과 정상회담 전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최전선을 찾아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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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방사포 등을 잇따라 시험발사하고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의 일방 철거를 시사하는 등 남북관계를 코너로 몰아넣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급기야 남북관계를 실낱처럼 이어주던 남북군사합의마저 끊어버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굉장히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 지 불과 6일만이다.


25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하셨다"고 보도했다.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 백령도 남동쪽에 위치한 섬이다. 광복 직후에는 대한민국 영토였지만 6·25 전쟁 후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북한으로 넘어갔다. 통신은 창린도 방어대를 "조국의 전초선 섬방어대", "전선(戰線)섬"이라고 칭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시찰에서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다. 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전투직일근무를 수행하고있는 해안포중대 2포에 목표를 정해주시며 한번 사격을 해보라고 지시하시였다"면서 "해안포중대 군인들은 평시에 자기들이 훈련하고 연마해온 포사격술을 남김없이 (김 위원장에게) 보여드렸다"고 전했다.


북한 해안포 사격의 시간과 방향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남측 접경지대이니만큼 포문의 방향이 남측을 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창린도에서 서해상으로 해안포를 사격했다면 군사합의에 따른 서해 완충구역 해안포 사격 금지를 위반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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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이 사진을 보도했다.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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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사격 방향이나 거리, 얼마나 발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드리고 커다란 기쁨을 드리였다'는 표현을 볼 때 실제 해안포 사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문제는 이 지역이 지난해 9월 체결한 평양선언 1조이자 부속합의서인 군사분야합의서 1조가 규정하고 있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기로 한 완충구역이라는 점"이라면서 "이번 발사는 사전에 의도된 발사이며 분명히 남북합의 위반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위기 상황에 몰리면서도, 남북군사합의는 그나마 잘 지켜져왔다. 남북은 군사합의만은 최소한 지켜오면서 서로의 신뢰를 담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MBC '2019 국민과의 대화-국민이 묻는다'에 출연해 가장 보람을 느끼는 국정 분야로 '남북관계'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불과 2년 전인 2017년만 해도 한반도는 자칫하면 전쟁이 터지지 않을까하는 위험지대였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전쟁의 위험은 제거되고 대화 국면에 들어섰다. 남북관계는 제가 굉장히 보람을 많이 느끼는 분야"라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사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되고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평화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상, 해상, 공중에서 상호 적대행위가 전면 중지됐고, 남북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25일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이러한 평가를 무색케 만들었다. 김 교수는 "남북관계 유지의 가장 중요한 고리는 바로 군사합의 1조 완충구역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그런데 북한은 남북관계를 이어주고 있는 남은 마지막 고리를 끊을 것인지 말 것인지 (이날 해안포 사격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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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이 사진을 보도했다.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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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의 이번 행위에 대해 "9.19 군사분야 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이러한 행위는 대남·대미의 불만표시가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막일에 맞춘 도발로 대남압박 지속의 의도,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 고위층의 몰아치기식 담화의 소극적 반응에 대한 불만의 표시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연말까지 북·미대화 미진전시 다양한 방식으로 대남 대미압박 지속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 덧붙였다.


군사합의마저 위반하며 북한이 벼랑끝으로 몰고간 남북관계의 전망은 한 치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이후 대화는 교착에 빠졌다. 금강산을 둘러싼 남북 간의 대화도 북측은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연말 시한'을 강조하며 '새로운 길'을 압박하고 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새로운 길의 방향을 어느 정도 정했다고 본다"면서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로, 최근 미국에 대한 발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방러를 통해 북·러 차관급 전략대화 등은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는 불확실하지만 북한은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계획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북한의 새로운 길이 차라리 강경책이면 좋겠지만 적정 수준의 유화책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강경책보다 유화책이 우리를 더 곤혹스럽게 하고 우리가 대응할 기회조차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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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492군부대관하 여성중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이 사진을 보도했다.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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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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