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이슈 청와대와 주요이슈

‘안경테도 버거운’ 黃에 “천막 철거해달라” 한 靑, ‘뿔난’ 한국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황교안 단식 중인 靑 앞에서 원내대책회의

세계일보

26일로 7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황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가 7일째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26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 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데 이어 원내대책회의까지 연 것은 청와대가 황 대표의 텐트를 자진 철거해달라고 요청한데 대한 일종의 ‘시위’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당은 황 대표가 ‘안경테의 무게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체력 저하와 건강 이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텐트 철거를 요청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 이날 원내대책회의는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날 청와대의 황 대표 텐트 철거 요청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회의 장소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2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현장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황 대표는 비닐로 둘러친 임시 천막 안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의 단식은 이날로 7일째다. 그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등을 촉구하며 지난 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이다.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연비제 선거법 부의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스트트랙 폭거를 멈춰라”고 요구했다. 또 청와대 측의 텐트 철거 요구에 대해선 “친정권 세력의 수많은 천막은 허용하면서 추위나 막아줄 텐트를 빼앗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한 여권 인사의 ‘건강 이상설이 너무 빠르다’는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 정권의 도덕적 감수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 김광진 정무비서관은 한국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분수대 광장은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경찰을 비롯해 실무자들도 고충이 크니 자진 철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요청했다. 김 비서관은 또 “황 대표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오랜 기간 집회를 이어오던 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의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지난 25일 자유한국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청와대 앞에 설치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농성 텐트의 자진 철거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 문자를 공개하면서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는데 거기에 대한 화답은 없고 대표가 바람막이로 사용하는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황 대표는 비가 내리고 날이 추워지기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부쩍 체력 저하와 건강 이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한선교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황 대표)의 안경은 평소의 금속 재질 테가 아닌 뿔테로 바뀌어 있다”며 “그의 체력이 이제는 안경테의 무게도 부담스러운 시기에 도달했나 보다”라고 밝혔다. 같은 당 민경욱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의원총회가 진행되는 얼마 되지 않는 시간조차 견디질 못하고 황 대표는 누워서 쉴 곳을 찾아갔다”며 “천막을 들면 찬 바람이 들어가고 내리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열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황 대표가 누워있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자주 포착됐다.

세계일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누워있는 모습. 서상배 선임기자


지난 20∼21일 이틀간 낮에는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고, 밤에는 국회 앞에 설치한 텐트에서 잠을 잔 황 대표는 22일부터 청와대 앞을 떠나지 않고 초록색 원터치 텐트에서 지내다 이후 파란색 천과 비닐로 덮은 임시 천막을 짓고 기거했다. 그러나 비바람에 임시 천막이 쓰러지자 다시 몽골 텐트를 설치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라며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