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미국이 뭘 하든, 뭐라든‘...中, 내년엔 'EU의 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미국만 붙잡고 있다간 '운신의 폭' 좁아진다는 판단...유럽도 중국 경계하면서도 전략적 협력 ]

머니투데이

3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를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내년부터 본격 유럽연합(EU)과 밀착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무역 합의 등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만 치중하다간 유럽과 더 멀어지고, 5G 시장 등에서 살길을 찾기 힘들어질 거란 우려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내년 외교적 관심을 유럽에서 집중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은 4월 EU 대표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할 예정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메인 초청자로서 중국-EU 상호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후 9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독일 라이프치히로 가 EU 27개국 정상들을 만난다.

특히 내년 9월엔 중국-EU 간 포괄적투자협정(CIA) 체결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CIA 체결에서 멈추지 않고 유럽과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까지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과의 경제적으로 긴밀히 밀착하겠다는 중국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펑종핑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부소장은 SCMP에 “내년은 중국에 ’유럽의 해‘가 될 것”이라며 “투자 협정은 중국과 EU 관계를 안정화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이고, 중국은 EU와 호혜 투자에 응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유럽에 더 가까이 접근하고자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화웨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 사이버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하고 주요 동맹국에까지 화웨이 배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증거 없이 특정 국가와 기업을 억압하지 말라”고 반발하며 유럽 시장에 읍소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 등이 미국발 화웨이 제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고, 화웨이가 5G 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65개 통신업체 중 절반이 유럽 통신업체였다.

이런 분위기를 잡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목표인 걸로 보인다. 펑종핑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부소장은 SCMP에 “5G는 중국-EU, EU-미국 사이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EU나 러시아, 인도 등을 통해 외교적 운신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 때문에 움츠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11월 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서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도 ’중국 딜레마‘ 속에서 조심스레 중국과의 경제적 친밀도를 높여가려고 하고 있다. 유럽은 중국의 블록 내 장악력이 커질 것을 우려해 경계해왔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까닭에, EU는 중국을 마냥 친해지기 힘든 ’구조적 경쟁자‘이자 밀어낼 수도 없는 ’전략적인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달 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금융과 무역 등 150억 달러(17조3000억 원) 규모의 경제협력계획을 체결했다. 또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던 EU 대표단은 중국과 200개 농산물, 식품 등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GI)에 합의했다.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EU는 “중국은 EU와 목표를 함께하는 협력적 파트너이자, EU가 이익과 경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교섭해야 할 파트너다. 또 관리모델의 진전을 촉진하게 만드는 구조적 경쟁자이기도 하다”는 내용으로 중국과의 복잡한 관계성을 정리했다.

SCMP는 EU가 애초 미국의 대중국 전선에 함께 서리란 예상을 뒤집고 오히려 ’EU는 EU의 길‘을 외치며 중국과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선 건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무역과 안보, 기후변화 등을 놓고 깊은 불신에 빠지면서 긴장이 고조된 탓”이라고 해석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