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재 스스로 방어 못해...더 많은 책임 맡아야"
"2030년대 초반까지 獨 국방예산 GDP 2%까지 증액"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회동하기 전 공동 성명을 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19.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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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7일 서구권 집단 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현재에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 회원국들 합의대로 2030년대 초까지 독일의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증액하겠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오늘날 나토 유지는 냉전 때보다 훨씬 더 우리의 이익에 부합한다. 최소한 냉전 때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유럽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도이체벨레, 폴리티코 등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은 범대서양 동맹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이 동맹을 위해 노력하며 더 많은 책임을 맡아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미국은 더 이상 자동적으로 책임을 떠맡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를 '평화와 자유의 방어벽"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최근 시리아 군사작전으로 나토와 불협화음을 낸 터키에 대해서도 "반드시 나토 회원국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터키가 나토에 함께 하는 것이)지정학적 전략상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GDP 대비 국방 예산을 2024년까지 1.5%로 증액하고, 2030년대 초까지 2% 수준을 맞추겠다고 거듭 밝혔다. 독일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독일의 방위비는 GDP 대비 1.39%로 집계됐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2014년 정상회의에서 국방 예산을 2024년까지 각국 GDP 대비 2% 수준으로 올리자고 합의했다. 현재 이 조항을 준수하는 회원국은 전체 29개국 가운데 미국, 영국, 그리스,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7국뿐이다.
메르켈 총리의 이날 발언은 다음달 2~4일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최근 동맹의 효율성을 놓고 나토 내부적으로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며 미국과 다른 동맹들 간 의사 조정과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동맹들이 안보를 미국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나토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의 동맹들에 방위비 증액과 책임 분담을 촉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반 나토를 '무용지물'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유럽 최대 규모의 경제를 가진 독일이 나토 방위비 부담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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