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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미술의 세계

'속물들' 유다인 "안간힘 쓰며 버티는 주인공에 공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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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 미술작가 연기…"나도 연기에 있어서는 속물"

연합뉴스

유다인
[주피터필름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 모습이 배우로서의 제 모습과 겹쳐졌죠."

다음달 12일 개봉하는 영화 '속물들'은 배우 유다인이 연기한 주인공 선우정을 통해 미술계의 민낯을 보여준다.

선우정은 동료 작가의 작품을 베끼다시피 모사한 작품을 '차용미술'이라는 말로 포장해 팔아먹는 속물 작가다. 그와 동거하는 애인 형중(심희섭 분), 특별전을 제안한 큐레이터 서진호(송재림), 선우정의 비밀을 쥐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 탁소영(옥자연)의 관계가 얽히고설키며 인간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선우정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속물적인 모습은 미술계를 넘어 우리가 사는 사회 전체를 돌아보게 한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유다인은 "선우정에 연민을 느끼고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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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들'
[주피터필름 제공]



"이기적이고 뻔뻔하면서 혼자 도도한 척하지만 안간힘을 쓰면서 버티고 있는 인물이에요. 저도 선우정처럼 버티고 있거든요. 저도 과거에는 그처럼 '네가 무슨 배우를 한다고 그래'라는 말도 들었었고요."

유다인은 "선우정이 했던 행동과 말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욕망을 지닌 사람인데, 뭔가를 이루기 위해 행동한다기보다는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간절했던 것 아닐까요."

그는 "욕설을 내뱉는 연기를 할 때는 정말 재밌었다"며 "어떻게 하면 더 맛깔나게 하지 고민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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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들'
[주피터필름 제공]



영화는 '신정아 사건' 등 실화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연출을 맡은 신아가 감독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다가 아트비엔날레의 내부 이야기를 들으며 내용을 구체화했다. 여기에 여러 실화가 더해졌다.

유다인은 "선우정이 사실상 표절을 해 놓고 '차용'이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물어봤는데, 미술계에서는 차용과 표절의 사이가 모호하다고 했다"며 "미술계 이야기이지만 따로 준비할 시간은 없었고 미술관에 익숙해지려고 전시를 몇 번 갔었다"고 했다.

그는 '속물들'에 대해 "재밌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심희섭 씨가 '남들 싸우는 것 구경하는 것 재밌다'고 그랬는데 딱 그만큼 인 것 같아요. 그런 재미를 기대하고 오셔도 좋고, 지질한 행동을 하는 인물들에게 실소를 터뜨리다가도 선우정 때문에 씁쓸함도 느낄 수 있는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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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인
[주피터필름 제공]



2005년 SBS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으로 데뷔한 유다인은 어느덧 14년 차 배우가 됐다. 영화 '혜화, 동'(2010), '의뢰인'(2011), '용의자'(2013)와 드라마 '아홉수 소년'(2014), '한번 더 해피엔딩'(2016) 등을 통해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 왔다.

그는 "연기에 있어서는 나도 속물이다"라고 영화 제목을 인용했다.

"'속물'이라는 단어의 뜻이 '자기 이익과 명예만 신경 쓰는 사람'이더라고요. 제 이익, 저만 생각하는 것은 저에게 있어 연기인 것 같아요. 연기도 좋고 현장도 정말 좋아요."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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