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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30대,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 1위…부동산 플랫폼 발전으로 ‘젊은층 유입’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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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올해도 주택시장은 다사다난했다. 지난해 9·13 대책 발표 이후 집값 상승세가 꺾여 안정국면으로 시작됐던 올해 주택시장은 2분기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어 버렸다.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많은 단지에서 전고점을 뛰어넘는 거래가 이뤄졌고 강남권 및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도심에 집중됐던 상승세는 서울 외곽, 호재가 있는 수도권, 조정대상지역 이외 지방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올해 예상외로 집값이 오른 배경엔 정부의 주택정책 외 변수도 적지 않았다. 금리 인하로 인해 대체 투자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뭉칫돈은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었고 정부의 공식적 논의는 아니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화폐단위를 개혁하는 ‘리디노미네이션’은 현금 부자들에게 금이나 부동산 등 실물 자산 투자 수요를 부추겼다.

특히 하반기 이후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교육제도 개편은 대치동, 상계동, 목동 등 학군 우수 지역의 프리미엄을 부추겨 해당 지역의 매매 및 전셋값에 영향을 미쳤다. 외부효과가 주택시장에 적지 않은 혼선을 준 한 해라는 생각도 들지만, 분양가상한제나 3기 신도시 건설 등 주택정책의 효율성 및 적합성에 대한 반론 역시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적 이슈 외에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수요자들의 정보 유통 구조 및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주택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민간업체가 1300명의 수요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미래주택에 대한 소비자인식조사 결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채널로는 중개업자나 지인 등도 여전히 우세하지만 부동산 정보사이트 및 인터넷 검색포털에 의존한다는 답변이 52%를 차지했다. 신뢰도는 부동산중개업자보다는 관련 매체나 검색정보라는 답변이 45%로 부동산중개업자(10%)보다 훨씬 높았다.

최근 들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플랫폼은 부동산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면서 젊은층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가속화시켰다.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부동산 특성상 시간과 돈이 많은 중장년층이 투자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과거와 달리 30~40대는 이제 주택시장에서도 주소비층이 되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10월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30대의 매입 비중이 31.2%로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해 40대(28.7%)와 50대(19%)를 훨씬 능가했다. 지역별로는 30대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성동구로 43.3%에 달했으며, 마포구가 37.3%, 관악구 37.3%, 중구 37.0%, 동대문구 36.3%, 강서구 36.1% 순이었다. 강남권 등 가격이 높은 학군 인기 지역은 전체 연령대에서 40대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서초구와 강남구의 매입 비중에서 30대는 각각 27.9%, 27.5%를 차지했고, 40대 매입 비중은 36.1%, 35.6%를 기록했다. 양천구도 40대 비중이 39.7%, 30대 27.6%로 집계됐다.

물론 젊은층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아진 것은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을 통한 내집 마련 실현이 요원해지고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격차에 대한 불안감, 주택가격 하락보다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고 향후 소득 증가 가능성이 높다는 심리적 요인도 적지 않다.

결국 향후 주택시장도 30~40대가 좌우하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 상품뿐만 아니라 주택정책도 그들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과거정권의 정책이 지금에 적합한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하는 때이다.

안명숙 |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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