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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세계적 지휘계 거장’ 마리스 얀손스 별세, 향년 7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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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O·BRSO 수석지휘자 역임

뉴시스

마리스 얀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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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세계적 지휘계 거장'으로 통하는 라트비아 출신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76)가 별세했다.

11월30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 주의 공영방송인 '바이에른 방송(BR)'(Bayerischer Rundfunk) 등 외신에 따르면 얀손스는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자택에서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얀손스는 두 전설적인 지휘자인 예프게니 므라빈스키(1903~1988)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을 사사했다.

므라빈스키의 혹독한 오케스트라 훈련법, 카라얀의 절묘한 색채감을 아우르며 자신만의 굵고 정열적인 연주를 선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전통적인 무게감이 깃든 해석력이 일품이었다.

얀손스는 1943년 1월4일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라트비아의 리가에서 지휘자인 부친과 성악가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부모가 일하는 오페라 극장 등에서 보내며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발레, 오페라 레퍼토리를 어릴 때부터 꿰찼다. 집에서 셔츠와 재킷을 차려 입고 지휘자를 흉내내기도 했다.

얀손스 가정은 196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했다. 얀손스는 레닌그라드 음악원에 입학, 피아노와 지휘를 공부했다. 빈 음악원에서 한스 스바로프스키를 사사했다.

1971년 '카라얀 지휘 콩쿠르'에서 2위로 입상, 카라얀의 인정을 받았다. 이후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는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임명, 지휘자로서 본격적인 경력을 시작했다.

1979년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임명됐다. 이 오케스트라를 세계적인 악단으로 성장시킨 공로로 1995년 노르웨이 국왕으로부터 최고 훈장을 받기도 했다.

얀손스는 집념의 지휘자로도 통한다. 1996년 4월 오슬로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마지막 소절을 지휘하다 심장 발작으로 쓰러졌으나 회복했다.

1997년 세계적 지휘자 로린 마젤의 뒤를 이어 미국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7년간 이끌며 이 악단의 눈부신 성장세를 이끌었다.

2000년대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통하는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BRSO)의 수석 지휘자로 약 10년 간 동시에 재직했다.

특히 2003년부터 상임지휘자로 재직했고 2015년부터 매진한 BRSO를 2000년대 초반의 독일 음악사에 중요한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시켰다. 얀손스는 베토벤 교향곡을 비롯 독일 고전 음악에 탁월한 해석을 보였고 오페라 연주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첫 내한공연은 199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와 함께 한 무대였다. 1996년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0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도 한국을 찾았다.

2012년, 2014년, 2016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내한했다. 작년 11월에도 이 악단과 함께 내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건강 악화로 주빈 메타가 대신 지휘봉을 잡았었다.

BR은 얀손스에 대해 "삶은 엄격했고, 업무에 윤리적이었으며, 지칠 줄 모르는 연구와 타협하지 않는 자기 훈련을 높이 살 만하다"면서 "(고전시대) 하이든부터 (현대) 볼프강 림까지, 다양한 시대의 음악가들과 대화하며 뛰어난 연주를 선보였다"고 기억했다.

한국의 젊은 지휘자들 역시 존경하는 지휘자로 얀손스를 단연 제일 먼저 꼽아왔다.

얀손스는 과거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위대한 지휘자가 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요소들은 매우 많다. 타고난 재능과 진지한 교육. 이 두 가지를 위대한 지휘자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조건으로 꼽고 싶다. 더불어 이 길고 지난한 여정을 감내할 수 있는 끈기도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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