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루치과병원은 두려움 없는 편안한 치료를 위해 수면 임플란트를 도입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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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는 병원 문턱이 가장 높은 분야 중 하나다. 눈앞에서 이뤄지는 수술·치료에 대부분 공포와 두려움을 느낀다. 이런 경험은 치과 진료를 기피하고, 접근성을 떨어뜨려 결국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임플란트를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닫는다. 한그루치과병원이 이른바 ‘수면 임플란트(의식하 진정요법)’를 도입한 배경이다. 의학적인 완성도만이 아닌 환자 입장의 임플란트 완성도까지 고려한 결정이다.
수면 임플란트는 말 그대로 수면 마취 상태에서 임플란트를 심는 개념이다. 수면 내시경 원리와 비슷하다. 환자는 수술 과정에서 생기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그만큼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단 수면 임플란트가 수면 내시경과 다른 점은 가수면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의식이 일정 수준 있는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된다. 그래서 의학적으로는 ‘의식하 진정요법’이라고 한다.
마취 전문의 동참해 수술 안전성 높여
의식을 완전히 잃게 되는 전신마취와 달리 환자는 자가호흡을 할 수 있고 의료진과 가벼운 의사소통까지 가능하다. 수술 중 환자는 의사의 요청과 지시에 따라 고개를 돌리거나 입을 벌릴 수 있다. 수면 임플란트 치료 시간은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이 시간 안에 임플란트를 10개 이상 시술할 수 있다. 한그루치과병원 윤범희(치아보존과) 원장은 “기존의 임플란트가 시술을 완벽히 해도 환자가 두려움을 느끼는 과정이 있었다면 의식하 진정요법(수면 임플란트)은 이 과정을 없애준다”며 “환자는 시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과정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수면 임플란트 도입은 원장 본인의 경험이 반영된 결과다. 윤범희 원장은 “나도 환자가 되니 신경치료를 받기 싫어서 버틴 적이 있다”며 “환자는 치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이 큰 만큼 수면 임플란트를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수면 임플란트는 지극히 환자를 위한 치료 방식이다. 수술자 입장에서는 과정이 더욱 어려워진다. 윤 원장은 “의식하 진정 시에는 환자의 근육 힘이 빠져서 수술자가 볼이나 혀를 일일이 제쳐가며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며 “시야 확보가 어렵다는 건 수술 난도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경험이 충분히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그루치과병원은 여기에 마취과 전문의가 직접 마취하는 시스템을 갖춰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모든 약이 그렇듯 마취제 역시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안전성과 위험성은 달라진다. 연중 발생하는 마취 사고는 거의 대부분 비마취과 의료인에 의한 것이다. 그래서 수면 치과 치료 선택 시에는 수면 전담 의료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면 임플란트라고 능사는 아니다. 정작 치료가 부실하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한그루치과병원은 성공적인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미세 현미경을 도입했다.
정교한 신경치료로 자연치아 살려
미세현미경은 우선 자연치아를 살리는 데 도움된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신경치료는 치아 뿌리 끝에서 이뤄지는 정교한 작업이다. 미세현미경은 치아 뿌리 끝부분과 주변 치조골의 염증을 진단하고, 이를 제거하는 ‘치근단 절제술’을 수월하게 한다. 치근단 절제술이 어려운 위치에 있거나 신경 훼손 위험이 큰 치아의 경우, 의도적으로 발치한 뒤 염증을 제거하고 신속히 제자리에 다시 심는 ‘치아재식술’이 가능한 것도 미세현미경 덕분이다.
기존에 손상된 임플란트를 진단·보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기존에 심은 임플란트의 스크루가 부러지는 등 손상돼 염증을 일으키면 부러진 조각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한계가 있어 아예 인공치근까지 뽑아 교체해야 한다. 미세현미경이 있으면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지대주만 바꿔주는 것으로 기존 임플란트를 살릴 수 있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게 중요하지만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낳는 건 아니다. 무작정 살렸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치아 세로 방향으로 뿌리를 향해 금이 간 경우(수직치근파절)엔 이 금이 세균의 통로가 돼 예후가 안 좋아진다. 그래서 한그루치과병원은 포기해야 할 치아를 엄밀히 선별한다. 윤 원장은 “어떤 치아는 갖고 있으면 오히려 세균을 퍼뜨리는 근원이 돼 염증이 확산하면서 주변 조직을 망가뜨린다”며 “살릴 수 있는, 또 살려서는 안 되는 치아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이 레지던트 1년차 때 진료했던 환자가 지금도 그를 찾는 것은 편안하고 완성도 높은 진료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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