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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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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70년 위기의 나토…美 일방주의 속 균열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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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일 런던서 정상회의…美-유럽 회원국, 방위비 분담 문제 놓고 갈등

동맹국 터키는 시리아 군사작전…마크롱 '나토 뇌사' 발언도 논란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 세계 최대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오는 3∼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예정된 정상들의 회동을 앞두고 다시 한번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올해 나토 창설 70주년을 맞아 동맹국간 단합을 보여주는 장이 돼야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로 빚어진 나토 내부 갈등과 '대서양 동맹'의 위기를 노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949년 4월 출범한 나토는 냉전 시절 소련과 동맹국이 형성한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맞서 서방의 안보를 지켜낸 동맹이다.

그러나 '나토 무용론', '나토 무임승차론'을 제기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면서 나토의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은 전례 없는 긴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25억 달러(약 2조9천500억원) 규모의 나토 운영비 분담금을 조정, 미국의 몫을 22%에서 16%로 줄이는 데 합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유럽과 캐나다 등의 나토 동맹국들에 방위비 증액을 다시 한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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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나토는 최근에는 방위비 문제뿐 아니라 나토 동맹국인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민병대(YPG) 공격과 이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 문제를 두고도 갈등을 겪고 있다.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 행보가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돌연 시리아 북동부 미군의 철수 결정을 내렸고, 터키는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우려 속에 국경을 넘어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전개할 수 있었다.

이에 동맹국 정상에게서 '나토 뇌사' 발언까지 나오면서 나토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 사이의 협력과 미국의 리더십 부재, 터키의 예측 불가능성을 언급하며 나토가 뇌사를 겪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을 불러왔다.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은 해당 발언에 우려를 나타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먼저 당신부터 뇌사가 아닌지 확인하라"면서 거친 언사를 써가며 맹비난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주프랑스 터키 대사를 불러 항의하기로 했다.

이번 터키 군사 작전은 나토 동맹국이 선을 넘었을 때 대응하기 어려운 나토의 한계를 보여준 것으로도 평가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방위비와 터키 문제 외에도 러시아의 위협과 중국의 부상, 국경 지역 문제 신속 대응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협력 중단을 포함한 대중 공동 대응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EU 등 우방국을 상대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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