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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내년 클래식은 베토벤으로 시작해 베토벤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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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250주년, 국내외 교향악단ㆍ협연자 연주 잇달아

율리아 피셔는 '바흐'로 눈길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내년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이 태어난 지 250년이 되는 해다. 베토벤은 클래식 팬이 아니더라도 친숙한 작곡가다. 죽은 지 200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가 남긴 음악은 세계 곳곳 콘서트홀에서 자주 연주된다.

내년 국내 클래식 음악계 화두는 당연히 베토벤 탄생 기념 연주회다. 평상시에도 베토벤 작품이 자주 연주되는 편인데, 탄생 250주년을 맞는 내년은 더더구나 그의 레퍼토리로 차고 넘친다. 베토벤으로 시작해 베토벤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음악가들 곡에 견줘 베토벤 음악은 듣기에 수월한 편이다. 이 때문에 클래식 팬이 아니더라도 내년에 가벼운 마음으로 콘서트장에 갈 기회가 많을 것 같다.

반면 골수 클래식 팬들은 벌써 베토벤에게 지쳤다는 반응도 나온다. 아직 내년이 오지 않았는데도, 12월 클래식 캘린더에는 베토벤 연주회가 압도적으로 많다.

연합뉴스

테오도르 쿠렌치스
(EPA=연합뉴스)



◇ 쿠렌치스가 연주하는 베토벤

아마도 내년 베토벤 공연 가운데 가장 주목할 연주회는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이끄는 무지카 에테르나의 연주일 것이다. 쿠렌치스는 내년 4월 내한해 교향곡 5번과 7번, 그리고 바이올린협주곡을 들려준다. 바이올린 협연자로는 쿠렌치스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협주곡을 녹음한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가 나선다.

그리스 아테네 태생 쿠렌치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스타' 지휘자다. 그의 지휘가 푸르트벵글러나 므라빈스키 같은 거장 반열에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대중성에서만큼은 현재 세계 최정상급이다. 지난 2월 도쿄 공연과 독일 베를린 공연은 매진됐으며 올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도 그는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러시아로 건너가 20세기 명지휘자 일리야 무신을 사사했다. 하지만 다른 무신의 제자들과는 달리 그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유명 오케스트라로 가는 대신 러시아 작은 도시 페름에서 '무지카 에테르나'를 창단했다. 그는 그곳에서 오케스트라를 담금질해 그만의 색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그의 음악은 대가들이 보여준 자연스러움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오히려 요즘 대중음악처럼 자극적이다. 빠르고 지나치게 드라마틱하다. 하지만 듣다 보면 설득력이 있다는 점에서 음악을 과대 포장하는 지휘자들과는 차별된다.

그가 출시한 차이콥스키 '비창'은 빠르고 드라마틱한 연주로 세계 음악 팬들 사이에서 수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쿠렌치스 외에도 다양한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이 베토벤을 연주한다. 다니엘 도즈가 이끄는 루체른스트링페스티벌이 3월 내한해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협연자로 나서는 고토 미도리는 바이올린협주곡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1번과 2번을 연주한다.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카머 필하모닉은 내년 12월 '합창'을 선보인다.

게반트하우스 콰르텟도 현악사중주 6번, 11번, 14번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는 4월 내한해 피아노소나타 30~32번을 차례로 연주한다. 이에 앞서 피아니스트 김선욱도 3월 레온스카야와 같은 베토벤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연합뉴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서울시향 제공



◇ 국내 관현악단도 베토벤 연주 '풍성'

KBS교향악단은 4월 디트로이트 심포니 음악감독인 레너드 슬래트킨와 피아니스트 파질 세이가 함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7월에는 밴쿠버 심포니 음악감독인 브램웰 토비와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가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3번을 연주한다. 8월에는 정명훈과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교향곡 6번을 듣는다.

9월에는 휴스턴심포니의 명예 지휘자 한스 그라프가 5번 교향곡을 선보인다. 에마누엘 엑스는 피아노협주곡 5번 협연자로 나선다. 마지막 12월에는 KBS교향악단 전 지휘자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교향곡 9번을 연주한다.

서울시향은 7월 지휘자 마르큐스 슈텐츠와 함께 교향곡 5번 '운명', 6번 '전원'을 선보인다. 9월에는 조너선 스톡해머가 8번 교향곡을 지휘한다.

상임지휘자 오스모 벤스케가 12월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며 베토벤 시리즈 대단원을 마무리한다.

이에 앞서 바이올리니스트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리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도 내년 1월 내한해 시향과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연합뉴스

율리아 피셔



◇ 베토벤이 아닌 레퍼토리 율리아 피셔의 '바흐'

현존하는 최고의 여자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인 율리아 피셔가 내년 12월 내한해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돌려준다.

미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 보스턴심포니가 내년 2월 내한한다. 보스턴 심포니는 라벨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베를린 필 상임 지휘자였던 사이먼 래틀이 런던 심포니를 이끌고 내년 10월 내한하며 같은 달 파리오케스트라도 한국을 찾아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이 생상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하며 선우예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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