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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 무용론'에 직면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3~4일(현지시간) 이틀간 창설 70주년을 맞아 영국 런던에서 회원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회원국들에 방위비 분담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이번 회담을 외교 정책 공약을 이행하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는 미 하원의 탄핵 청문회 일정과 겹쳐 트럼프 대통령은 NATO에 대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미 하원에서는 정보위원회가 2일 탄핵 조사 보고서 작성 및 3일 오후 표결, 이후 법사위원회의 탄핵안 초안 작성 및 청문회 추진 등 연말 전 표결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트위터를 통해 "내가 런던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동안 민주당은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탄핵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비난했다.

신 고립주의ㆍ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NATO 회원국들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2% 이상으로 올리라는 압박을 가해왔다. 현재 9개국이 이 같은 수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나머지 18개국도 2024년까지 국방 예산을 늘려 2% 기준에 맞출 예정이다. NATO 회원국들은 또 총 25억달러(약 2조9500억원) 규모의 NATO 운영비 분담금을 조정, 미국의 몫을 22%에서 16%로 줄이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백악관 측도 최근 "대서양 간 미국과 NATO 회원국들과의 관계는 매우 건전한 상태"라고 평가하는 등 유화적인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 동안 중국 정보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동참도 요구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의 장비가 중국 정보당국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된다며 동맹국들에 사용 금지를 촉구해왔다. 미국의 일방주의로 인한 동맹 간 협력 문제, 터키의 러시아제 대공미사일 도입 및 시리아 북부 공격 등, 중국 및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대응 등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회의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한다. 이탈리아, 덴마크와도 정상 회담이 예정돼 있다. 주최국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면담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