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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글쓰기 비법? 중년남이 잘 안하는 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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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추석이란 무엇인가'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칼럼계 아이돌'이 신간으로 돌아왔다.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53)가 두 번째 책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사회평론 펴냄)을 출간하고 3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첫 에세이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5만부가 넘게 팔리는 등 인기를 얻었다. 두 번째 책에서는 한국 사회에 관한 유쾌한 논의가 아니라 '진지하게' 동양고전 '논어(論語)'를 해설한다. 왜 고전일까.

"고전은 변치 않는 근본 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답을 제공하기에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 문제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나은 통찰과 자극을 주기에 유의미하다."

서문에서 그는 단호하게 고전의 가치에 대한 재고를 권한다. 그는 "고전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논어와 같은 고전은 텍스트를 읽는 훈련을 할 때 유용한 자원"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10여 년의 대장정 포부를 밝혔다. 이 책은 '김영민 논어 프로젝트'의 첫 책이다. 논어 에세이로 기획된 이 책에 이어 논어 번역 비평, 논어 해설, 논어 새 번역까지 4종을 출간할 예정이다. 책으로만 10권이 넘는 분량이다. 시중에 출간된 50여 권이 넘는 논어 관련 서적에 대한 엉터리 번역 비평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4년 정도 학생들과 매 학기 강독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누적된 준비가 있어서, 지금 계획은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논어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는 "논어를 읽는다고 인생의 진리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이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영화와 예술에 관한 칼럼도 연재하고 있다. 예술에 대한 기호를 유지하는 방법을 묻자 "저는 중년 남자 대부분이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그렇게 시간을 쓴다. 글을 쓰려면 본인을 텍스트 음악 그림 등 다양한 양질의 자극에 계속 노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것에 노출되지 않으면 근육이 퇴화하듯 정신의 근손실이 금방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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