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노출된 나무 3~5년 내 고사
안전사고 위험 줄이려 미리 제거
3일 속초시청에 따르면 비슷한 내용의 민원이 최근 4~5건 접수됐다. 속초시는 지난 4월 발생한 고성·속초 산불 피해지역인 영랑호 주변 나무를 베는 작업을 지난달 21일부터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사한 나무부터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나무까지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있는 나무는 모두 베고 있다. 나무는 모두 산주의 동의를 얻어 제거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죽은 나무만 제거하면 되는 것 아니냐, 왜 잎이 푸른 살아있는 나무까지 베어내느냐”고 지적했다.
속초시가 아직 살아있는 나무를 제거하는 건 산불에 노출된 나무는 대부분 결국엔 고사하기 때문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지금은 멀쩡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른 뒤 고사할 가능성이 커 제거했다”며 “영랑호 주변은 산책로이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고 고사할 경우 안전사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립산림과학원(이하 과학원)이 연구 중인 ‘삼척지역 산불피해지 소나무 잔존 목 모니터링’ 자료를 보면 2017년 5월 6~9일 나흘간 발생한 삼척시 도계읍 산불의 경우 피해 정도가 ‘경(輕)’인 지역을 조사한 결과 2년여 만인 지난 9월 26.7%의 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산림과학원 강원석 박사는 “불이 살짝 스치고 지나간 나무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2년여 만에 30% 가까이 고사했다”며 “산불 발생 이후 3~5년이 지났을 때 100%는 아니겠지만, 고사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불이 스치고 간 나무가 왜 고사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속초지역은 지난 4월 발생한 산불로 327.6㏊의 산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60㏊는 산주가 피해목 제거를 동의한 상태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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