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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적자 수렁' 빠진 손보업계, 몸집 줄이기 고육지책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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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자동차보험 손실만 2조원 달해

조직·영업채널 대거 축소

"비용 감축으로 손실 줄이기 위한 것"

아시아투데이 이지선 기자 = 손해보험사들이 실적 부진이 거듭되자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영업조직을 단순화하는 등 몸집을 줄이면서 전반적인 비용 감축에 나섰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에서 손실 폭이 커지면서 손보사들의 순익도 급감했다. 아울러 오는 2022년 보험 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되는 등 규제 변화가 예고된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 시즌을 맞아 조직 슬림화를 진행하고 있다. 비용 감축으로 보험영업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손보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으로 2조200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와 비교해 24.6%나 줄어든 수치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실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실액은 올해 3분기까지 8000억원에 달했고, 실손의료보험에서도 1조1000억원 손실을 냈다. 두 보험 모두 손해율이 90%를 훌쩍 넘는다. 보험을 팔수록 손해라는 얘기다. 하지만 보험료 인상은 쉽지 않다.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위한 요율검증에 돌입했지만, 당장 인상해도 내년 실적에나 반영될 수 있다.

이에 손보사들은 조직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을 택했다. 현대해상은 한발 빠르게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기존 실 단위를 파트로 변경하면서 팀장직을 없앴다. 보고 체계도 직원-파트장-본부장으로 단순화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총괄 체계를 없애고 6부문 30개 팀 체제로 개편한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부문을 업무지원실로 통합하고 전략영업과 기업보험은 기업영업부문으로, 일반보험본부와 일반보험지원팀은 업무지원실 산하 보험팀으로 흡수한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중복됐던 업무를 조정하는 측면이 컸다”며 “조직을 단순화하고, 비용 절감은 부수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채널도 줄인다. 특히 매출이 점차 줄어드는 텔레마케팅 부문의 대규모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 전체에서 TM을 통한 원수보험료는 지난 2017년 8월(1~8월 누적) 3조9351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엔 3조5315억원으로 10% 넘게 줄었다. 올해도 8월까지 3조5793억원에 그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롯데손해보험은 아예 자동차 TM 영업조직을 축소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손실이 커지자 자동차보험 영업조직을 축소해 보험판매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도 이전부터 영업조직 단순화를 추진해왔다. 지난 2016년 221개였던 지역본부 산하 점포를 본사 소속으로 바꾸면서 102개로 줄였다. 올해 8월까지의 TM부문 매출도 전년(385억원)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147억원에 불과해 설계사 인력도 더 줄일 가능성이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설계사 인력 확충으로 인원이 대폭 늘어나 비용도 커졌다”며 “TM채널 효율화를 위해 저능률 영업가족을 고능률로 개선시키고자 한다”이라고 말했다.

MG손해보험도 TM 채널을 축소할 예정이다. 지난 3년간 손보사 중 가장 큰 폭으로 TM채널 수입보험료가 줄었다. TM 수입보험료가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MG손보 관계자는 “경영개선안이 시행 중이어서 아직 대대적 조직 개편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개선안 시행이 마무리 된 이후 조직 전반을 손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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