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이후에도 ‘무합의’ 가능성 시사
美상무장관 “미 대선 활용 中 의도 막을 것”
트럼프 대통령 압박하는 中에 배수진 친 듯
NATO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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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을 내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까지 할 수 있다는 언급을 했기 때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중 협상에 대해 “나는 데드라인이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1단계 무역 합의 타결을 위해 접촉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중국의 양보를 압박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올리며 내년 미 대선 이후까지 무역 전쟁을 끌고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내년 미국 대선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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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한편으로 1단계 무역 합의를 위한 미·중 협상이 상당한 난항을 겪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미·중은 지난 10월 10~11일 워싱턴DC에서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합의는 공식 문서 서명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으며,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공식 서명을 통한 최종 타결을 위해 후속 접촉을 이어왔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법’에 서명함으로써 양국의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2일 기자들과 만나 홍콩인권법 서명이 중국과의 합의 가능성에 손상을 줬느냐는 질문에 “더 나아지게 만들지는 않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CNBC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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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로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3일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협상에서 미 대선을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로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적 압박하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상대(중국)가 ‘트럼프는 정치적 이유로 합의가 필요하고, 그래서 그(트럼프)에게 나쁜 합의를 해줄 것’이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그와 같은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스 장관은 “그것(무역 합의를 내년 미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것)은 그들(중국)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레버리지(영향력)를 테이블에서 치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를 미 대선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중국의 의도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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