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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박미연 대한화장품의학회 회장 "화장품의 안전성-효과 확립 위한 학술활동과 국민홍보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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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의 개념은 과거에는 단순히 피부를 아름답게, 청결하게 하는 제품을 말하였으나 이제는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며 삶의 만족감과 풍요로움을 주는 제품으로 바뀌었다.

화장품 산업의 발달에 따라 기능성을 표방하는 화장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관련 법률과 제도 정비도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피부건강과 미용적 측면에서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정보가 늘어나고, 화장품을 잘못 사용해 부작용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경향신문

박미연 대한화장품의학회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레이저 기기의 치료장면을 연출하며 포즈를 취했다. 박 회장은 여드름과 색소질환 치료 분야의 권위자이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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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연 대한화장품의학회 회장(55·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과장)은 3일 “수많은 화장품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며 다양한 매체를 통한 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만큼 화장품의학회는 피부과 의사들의 학술적인 연구와 관심 제고를 통해 화장품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화장품 또한 의약품이나 식품처럼 절대적인 안전성을 충족해야 한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화장품의 제조에 사용할수 없는 원료를 지정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먼저 대한화장품의학회의 연혁과 주요 활동 및 사업을 소개해 주십시오.

“2009년 11월 7일 제1회 대한화장품연구회 학술대회 개최했고, 2010년 연구회에서 대한피부과학회 산하학회로 승격했습니다. 화장품 및 피부미용과 관련된 피부질환에 대한 연구, 교육 및 학술활동을 수행하고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학회입니다. 회원은 피부과학회 정회원으로 구성됩니다. 총회와 학술대회 개최, 초록집·학술지 및 소식지 발간, 화장품 및 피부미용과 관련된 피부질환의 연구·교육 등에 관한 사업, 국내외 관련 단체와의 교류 및 제휴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어떤 부분에 특히 역점을 두시는지요.

“수많은 화장품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며 다양한 매체를 통한 광고로 소비자들이 현혹되고 있습니다. 화장품의학회 소속 피부과 의사들은 더욱 더 화장품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와 관심을 가지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그에 대한 계획으로 학회의 교수진들이 집필하는 <피부과의사를 위한 색조화장품에 대한 지식들>(가제)이라는 책자를 출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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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연 대한화장품의학회 회장이 기능성 화장품 허가사항에서 질병명이 들어가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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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은 이제 국민의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미용과 질병, 학문과 산업뿐 아니라 경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산업이나 경제까지는 잘 모르겠고요. 질병에서 보자면 만성피부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아토피, 여드름, 지루피부염, 건선 화장품이 치료제로 오해가 되는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화장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미백이나 주름에도 레티놀 코직산 등이 포함된 화장품의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화장품의학회는 새로운 성분에 대한 근거를 확인하고 지식을 공유하여 피부과 전문의들의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공유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화장품 영역에서 피부과 전문의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비전을 제시하는 학회로 도약하겠다는 말씀이군요.

“화장품에 대한 피부과 전문의 과정에서 습득한 교육을 환기하고 새로운 지식을 업데이트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피부과 의사를 위한 코스메슈티컬즈> 책자가 이미 저희 학회에서 발간되었고, 내년 학술대회에서는 <피부과 의사를 위한 색조화장품에 대한 지식들>(가제)이라는 책자를 출간할 예정인데, 피부과 의사들의 진료와 피부과를 찾는 환자분들에게 화장품의 장단점을 피부과 의사가 다시 한번 기억하여 진료현장에서 좋은 교육자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능성 화장품에 질병명이 포함되는 것이 관련 학계의 반발을 초래하는 등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또한 화장품을 잘못 사용하거나 과용하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점도 노출되는 것 같습니다.

“화장품에 의한 일반적인 부작용, 즉 자극감, 두드러기, 알레르기 또는 광발진, 색소질환, 모발 및 손발톱 질환 또는 전신질환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질병명이 들어가는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의약품처럼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허가사항에서 질병명은 가능한 빼야 합니다. 최근 여러 경로를 통해 검증이 안된 정보가 난무하는 것이 이러한 오용과 과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봅니다. DIY(자가제조) 화장품이다, 천연이다 하는 화장품들은 충분한 테스트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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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연 회장이 금년도 화장품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대한화장품의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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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화장품법 시행규칙에는 기능성을 11개 항으로 확대했고, 그 중 5개 항에 질병명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예를 들면 ‘아토피성 피부로 인한 건조함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화장품’이라는 내용입니다. 화장품 허가사항에 질병명을 표기하는 것은 오남용 우려 등 근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아요. 화장품의학회는 대한피부과학회와 더불어 제 10항의 ‘아토피성 피부’는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식약처에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이 꼽은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 대표적인 화장품 제품이 보습제이다. 피부건조함을 막을 수 있고, 건조피부가 동반되는 아토피피부염, 건선, 노인성피부 등에도 보습제가 도움이 된다. 특히 겨울철 피부가려움증에는 보습제의 사용이 매우 효과적이다. 또 하나가 자외선 차단제이다. 피부의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구조와 기능의 손상, 광노화, 피부암 발생 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드름 환자들은 피지선의 활성도가 크다 보니 지성이라서 보습제는 전혀 쓰지 않고 그럴 경우 오히려 건조해져서 가렵고 건조해재서 각질이 쌓이면 각질제거를 위해 스크럽제를 사용해서 다시 건조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 때는 수분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박 회장에 따르면,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손상된 환자는 향을 첨가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 천연이라고 하면 유해한 성분이 적을 것을 기대하고 사용한다. 그러나 천연 제품의 경우 정확히 무슨 성분이 어느 농도로 포함되어 있는지 잘 알기가 어렵다. 그리고 여러 원료를 섞다보면 원하지 않는, 혹은 예측 불가능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거나 부산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원인불명의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한다.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장수를 누리는 데 도움이 되는, 국민건강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스트레스를 잘 풀고 예방 검진에 신경을 쓰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의 의료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믿고 치료된다는 확신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긍정과 행복한 마음으로 무장하고, 환자들에게 헌신하는 의사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포기하지 말자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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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미용건강센터에서 피부레이저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박미연 회장.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환자들이 병원을 잘 이용하는 방법은.

“유명한 것이 전부는 아닌 것 같고, 멀어서 가기 힘든 곳 보다는 언제라도 갈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인생철학·좌우명을 갖고 계십니까. 건강의 비결은.

“철학이라고 하기보다는, ‘See the bright side’(밝은 면을 보라) 라는 글귀가 걱정을 끌어 안고 살지만 보다 낙천적인 성격으로 나를 지켜주는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시간이 나면 가벼운 운동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진료와 연구, 교육뿐 아니라 대한피부과학회 대외협력이사·서울지부회 회장, 대한여드름학회 홍보이사 등 학회활동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드름, 접촉피부염, 피부알레르기질환, 피부미용(레이저치료·보톡스·필러), 색소질환이 전문 진료분야이다. 문신으로 고민하는 재소자들의 문신제거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경향신문이 발간한 <여의열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여드름과 피부 노화, 색소질환 레이저 치료에 관한 5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했고, 대한피부과학회 <피부과학> 교과서 6판 ‘피부관리학’ 부분의 집필자로 참여했다. 피부병리연구회에서 펴낸 <피부병리학>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모친은 서울여의대(고려대 의대 전신)를 나온 소아과 전문의, 부친은 박윤섭 전 경기도 교육감이다. 가훈은 위선최락(爲善最樂·선을 행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모습을 보면서 다른 직업은 생각을 안하고 의사의 길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교육자인 아버지와 전문의인 어머니 사이에서 책임감과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자세, 그리고 여성도 얼마든지 전문가로서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체득했다고 한다. 남편은 성형외과 전문의 이병민 원장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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