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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팝업리뷰]'감쪽같은 그녀', 나문희이기에 웃고 운다..진부하지만 애틋한 가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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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감쪽같은 그녀' 포스터


[헤럴드POP=천윤혜기자]역시 나문희는 달랐다. 한없이 슬프기만 한 '감쪽같은 그녀'가 나문희를 만나 관객들의 감성을 제대로 움직인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 작품.

부산의 한 산동네에 살고 있는 말순 앞에 갑자기 들이닥친 손녀 공주와 갓난아이 진주. 이들은 금세 서로를 친손녀, 외할머니로 받아들이며 어느 가족보다 진한 애틋함을 보여준다.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엄마, 아빠가 없는 조손가정이라 할지라도 별다를 바 없는 일상적인 가족의 형태다. 오히려 그렇기에 때로는 친구 같고 서로에 대한 애정이 더욱 진하다.

'감쪽같은 그녀'는 눈물샘이 멈추지 않는 이야기로 관객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중간 중간 웃음코드가 있지만 결국 관객들을 울리고야 만다. 감동과 슬픔이 가득한 스토리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울컥하게 하는 여운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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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은 그녀' 스틸


나문희의 연기는 역시 압권이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는 첫 등장만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나문희의 모습은 우리들의 할머니를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다. 손녀를 향한 절대적인 애정, 그리고 넉넉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삶을 꾸려가는 말순을 나문희는 온몸으로 표현해낸다. 또한 영화 중반부에 접어들며 등장하는 치매 설정은 오로지 나문희이기에 가능한 연기 내공을 마음껏 발휘하게 한다.

그런 나문희와 호흡을 맞춘 김수안은 애어른 같은 모습으로 나문희와 완벽한 케미를 만든다. 많은 분량을 소화하는 게 쉽지 않을 법도 하지만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내며 나문희의 곁을 든든하게 지킨다. 눈물 연기 역시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으로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 외에도 '감쪽같은 그녀'에 특별출연한 천우희는 영화 내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른 작품들에서 주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천우희는 이번에는 공주의 학교 담임선생님으로 분해 수수하면서도 일상적인 모습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그럼에도 존재감만큼은 확실한 천우희의 매력이 돋보인다.

다만 가족 영화하면 떠오르는 신파 설정은 아쉬운 대목이다. 예상 가능한 지점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며 관객들에게 울음을 강요한다. '이래도 안 울어?'라는 목표를 담고 있는 듯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감쪽같은 그녀'는 동화 같은 따뜻한 이야기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 전개의 아쉬움 역시 나문희의 연기로 설득에 성공한다. 조손가정의 일상을 최대한 밝게 그려내려 노력하며 조손가정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 지점 역시 의미가 있다.

연출을 맡은 허인무 감독은 "조손가정의 무거운 얘기보다는 밝은 포인트를 찾고 싶었다. 엄마, 아빠한테는 없는 친구 같음이 있더라"며 "조손가정도 많은데 당연한 가족 형태의 하나일 뿐이라고 보여줬으면 했다. 시선을 두 번 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조손가정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음을 드러냈다.

웃음과 감동, 그리고 슬픔까지 관객들의 감성을 연신 건드리는 '감쪽같은 그녀'. 이 영화가 올 겨울 난로처럼 따뜻한 감성을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영화 '감쪽같은 그녀'는 오늘(4일) 개봉.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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