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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증가하던 기대수명 지난해 처음 ‘정체’···병 앓고 사는 기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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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통계작성 이후 꾸준히 늘어온 출생아 기대수명이 지난해 처음 증가세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출생아 평균 기대수명은 지난해 82.7년으로 2017년과 같았다. 지난해 1~2월 역대급 한파로 노인 등 사망자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출생아가 일생 중 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건강기간)은 64.4년으로 2016년보다 감소했다. 건강검진 등으로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병을 앓고 사는 기간(유병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4일 이러한 내용의 ‘2018년 생명표’를 발표했다.

■기대수명 82.7세…역대 처음 증가세 ‘정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2017년과 같았다. 기대수명 증가폭이 0.0명을 기록한 것은 1970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처음이다. 1970년 62.3년이었던 기대수명은 2017년까지 계속 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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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2018년 남녀 기대수명 변화 추이.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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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남자 출생아의 기대수명(79.7년)과 여자 출생아 기대수명(85.7년) 모두 2017년과 같았다. 남녀 기대수명 격차도 6.0년으로 2017년과 달라지지 않았다.

통계청은 기대수명이 처음 증가하지 않은 원인으로 지난해 사망자 급증을 꼽았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1~2월 기온이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겨울한파가 굉장히 심하게 왔다”며 “이에 따라 사망자 수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망자수는 1월(3만1600명)과 2월(2만5000명)에 전년대비 각각 21.9%와 9.3% 증가했다. 특히 80세 이상 노인의 경우 한파 영향으로 폐렴으로 인한 사망이 많았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출생아 기대수명은 남녀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았다. 남자 출생아는 OECD 평균(78.1년)보다 1.7년, 여자 출생아는 OECD 평균(83.4년)보다 2.4년 길었다. 한국의 남녀 기대수명 차이도 OECD 평균(5.3년)보다 0.7년 높았다.

■건강하게 사는 기간 감소…폐렴 사망률 증가

지난해 남녀 출생아가 일생 중 병을 앓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건강기간)은 64.4년이었다. 2016년 조사 때보다 0.5년 줄었다. 남자(64년)와 여자(64.9년)가 각각 0.7년, 0.3년 감소했다. 건강기간은 기대수명에서 병을 앓고 사는 기간(유병기간)을 뺀 수치다. 건강기간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이는 유병기간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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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19년 남녀 출생아 건강기간 및 유병기간 변화 추이. 유럽연합과의 일생 중 건강기간 비율 비교.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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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생아의 유병기간은 18.3년으로 2016년보다 0.8년 늘었다. 남자(15.7년)는 1.1년, 여자(20.9년)는 0.7년 증가했다. 유병기간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김진 과장은 “병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건강보험과 건강검진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경향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최근 복지제도 확대 등 사회경제적 환경의 발달로 발병을 빠르게 인지하고 평생 관리하기에, 발병을 모르고 살 때보다 유병기간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기대수명에서 건강기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남자가 80.3%, 여자가 75.6%였다. 해당 비율은 유럽연합(EU)의 남자 평균(81.1%) 및 여자 평균(76.7%)보다 모두 낮았다.

지난해 출생아가 향후 사망시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은 암(20.7%)과 심장질환(11.8%), 폐렴(10.0%), 뇌혈관 질환(7.9%)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암으로 인한 사망확률은 남자(26.3%)와 여자(15.9%) 모두에서 가장 높았다.

암 가운데 사망확률은 폐암(4.8%), 대장암(2.5%), 간암(2.4%), 위암(2.1%) 순이었다. 암이 제거되면 기대수명은 남자가 4.6년, 여자가 2.7년 증가할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 확률은 남녀 모두에서 늘었다. 2017년 대비 남자(10.7%)는 1.2%포인트, 여자(9.7%)는 1.0%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은 “폐렴은 노인성 질환으로 보고 있다”며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서 폐렴 사망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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