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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홍콩인, 홍콩 시위 때문에 中회사서 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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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중국교통은행 고위직 출신 FT에 폭로… 홍콩 내 일부 해외기업 '채용중단' 움직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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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5대 요구 하나도 빠지지 않고 모두 중요하다'는 문구의 팻말을 들고 있는 홍콩 시위대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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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대 은행이자 국영은행인 중국교통은행이 홍콩 시위를 이유로 홍콩 직원의 퇴직을 종용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더 나아가 홍콩 소재 기업들이 채용 시 현지 출신 인재를 꺼린다는 지적도 인다.

교통은행에서 14년 동안 근무하다가 지난 10월 고위직에서 물러난 라우카청은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콩에서 자고 나란 라우는 그의 사퇴 종용이 지난 6월 홍콩의 반정부시위가 시작된 이후 본토 출신 직원과 홍콩 직원 사이 분열이 일어난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행 간부)은 홍콩 사람이 중국 은행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임 이후 영미권 매체와의 인터뷰는 FT가 처음이다.

라우는 은행 내 분위기가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엄격해졌으며, 특히 언론과의 접촉에 있어서 심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4년 우산혁명 당시 라우가 시위의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공개 인터뷰를 해왔던 것과는 대비된다. 라우는 "이제는 심지어 내가 지닌 생각까지 검열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라우는 "은행 경영진은 내가 지역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보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홍콩 경제에 미친 영향이 더 크다'고 한 발언을 탐탁치 않아 했다"며 "이는 친중파 정치인들이 해오던 발언과 모순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은 이번 시위로 홍콩이 사스 사태보다 더한 경제적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해왔다.

홍콩인을 대상으로 한 퇴직 종용에 이어 채용 불이익이 생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FT는 "홍콩 소재 금융업계 고위 간부를 취재한 결과, 인사 채용에 있어서 홍콩인을 꺼리는 경향은 중국 본토 은행에 국한되지 않았다"며 "글로벌 자산운용사, 회계법인, 로펌까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홍콩 시위에 연루된 인물을 채용했다가 중국 고객의 심기를 건드릴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홍콩 소재 글로벌 헤지펀드 회사 3곳의 채용 담당자가 비공식적으로 홍콩 출신 채용을 중단했다고 답했다. 펠릭스 입 홍콩침례대 경영학 강사는 "인사 담당 임원들이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배경 조회'를 늘리고 있다"며 "비공식적으로 홍콩 출신 대졸자를 고용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홍콩에 본사를 둔 대기업 채용 담당자는 "고객들이 정치적으로 엮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다"면서도 "체포 이력이나 전과가 있을 때만 채용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며 홍콩인 채용 동결책과 관련해 선을 그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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