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심포지엄 잇따라…왕벚·구상나무 세계에 알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입니다' 포스터 |
천주교 제주교구와 제주역사문화진흥원은 에밀 타케 신부 업적조명사업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이달 7일 오후 2시 동광성당에서 열리는 '에밀 타케 신부의 업적과 가치 전승'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13일부터 22일까지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되는 전시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입니다'로 이어진다.
이번 학술행사는 제주에서의 에밀 타케 신부의 사목활동과 그의 식물학 연구업적, 제주 식물의 가치 전승 방향, 생태영성에 비추어 본 그의 업적 등이 발표주제가 될 전망이다.
근대 한국 식물분류학 역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 에밀 타케 신부는 제주에 머문 13년 동안 7천47점 이상의 식물을 채집했고, 제주가 왕벚나무의 자생지임을 세계 최초로 알린 주역이다.
에밀 타케 신부는 1911년 일본에서 선교하던 식물학자 포리 신부에게 왕벚나무를 보내고 답례로 받은 온주밀감나무 14그루를 가난한 주민들에게 재배토록 해 오늘날 제주 감귤산업의 토대를 마련한 제주 감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1907년에는 한라산에서 쿠살낭(구상나무)을 발견, 표본을 미국 하버드대 아널드수목원으로 보낸 것이 계기가 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크리스마스트리의 토종 '아비에스 코리아나'가 탄생하기도 했다.
현재 유수의 세계 식물원들에는 신부의 공적을 기린 타케티(taquetii) 식물들과 그가 채집한 수많은 종류의 식물표본들이 함께 보관돼 있으며, 프랑스는 물론 영국, 독일, 덴마크, 스위스, 일본 등에서 식물분류학의 기초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식물학계에서는 타케 신부가 선교했던 1902년부터 1915년까지를 한국식물분류학의 중요 시기로 평가하고 있다.
오는 13일 개막하는 전시회는 기후변화와 산업화에 따른 여러 환경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에밀 타케 신부가 남긴 메시지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전시는 생태계 안의 수많은 생명이 겪고 있는 고통이 바로 우리 모두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창조된 세상 속에 존재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을 성찰해 '새 하늘, 새 땅으로' 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서양화가이자 성화작가인 정미연 화백의 에밀 타케 신부 묵상 작품 20여 점이 전시돼 110년 전 홍로본당(현 서귀포성당) 시절의 에밀 타케 신부를 회상하게 한다.
이 외에도 강정효(사진), 박안자(동화), 아그네 라티니테(리투아니아/미니어처, 그림), 이승수(설치미술), 전영일(빛조각), 전홍식(도판화), 허정숙(한국화) 작가가 참여해 관객과 에밀 타케 신부의 상징적 만남을 주선한다.
한국 식물분류학 발전의 터전을 마련한 식물학계 거목 이창복 박사가 영국 왕립식물원에서 가져온 에밀 타케 식물 채집본 20여 점도 전시된다.
전시 오프닝에는 강우일 주교와 문창우 주교를 비롯해 도내 역사, 생태 관련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교구 소년소녀합창단 쁘로파체(Pro Pace,평화를 위하여)가 지구에 보내는 사랑의 노래를 선보인다.
이 행사는 천주교 제주교구와 제주역사문화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제주도와 제주교구 서귀포 성당이 후원한다. (문의 ☎ 064-726-6425)
jiho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