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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당국 "조용병 법률리스크 우려"…신한금융 회추위 강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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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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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금융당국이 4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과 관련해 '법률 리스크' 우려를 전달했다. 조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지배구조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종전보다 일정을 한 달 여 앞당겨 차기 회장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예정대로 일정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신한금융 사외이사와 면담을 갖고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률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러한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 의사결정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등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의 경영을 감독하는 사외이사로서 책무를 다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금감원의 입장이 있다면 그것을 알리겠다"는 발언을 내놓은지 이틀만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당국 우려에도 신한금융 회추위 절차 이어갈듯

금융당국이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법률 리스크를 전달했지만 회추위는 내부 규범상 큰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조 회장이 1심 판결에서 집행 유예를 선고받더라도 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직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금고 이상의 실형 집행이 끝난지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을 수 없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가능하다. 조 회장의 재판 결과는 내년 1월께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추위는 오히려 회장 선임을 조기에 마무리지어야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를 공고히해놔야 향후 법률 리스크가 생기더라도 조직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규범상 회장 임기 만료 시점(내년 3월말)으로부터 2개월 전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하면 된다. 그럼에도 회장 선임 절차를 서두른건 그만큼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회추위의 의지가 강한 셈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도 당국의 행보가 올초 하나금융지주 회장 연임 결정 때나 하나은행장 선임 당시와는 결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월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의 연임 문제와 관련해 '법률 리스크'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이번 의견 전달은 하나은행 때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도 관치 논란은 차단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의견 전달은 당연한 소임이며 후보 선정 등 지배구조는 전적으로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이사회가 심사숙고해 판단해달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 본인의 연임 의사에는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미지수다. 하나은행장 선임 당시에는 금융당국의 의견 전달 이후 그 다음날 함 전 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반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회추위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금감원의 요구에도 연임 의사를 꺾지 않았다.

만약 예정대로 신한금융 회추위 일정이 진행되면 차기 회장 후보는 이르면 다음주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회추위는 이번주 두번째 회의를 갖고 '숏 리스트(압축 후보군)'를 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추려진 '롱 리스트(잠재 후보군)'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CEO 5명과 위성호 전 행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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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 연임 가도 변수될까?

신한금융 회추위의 회장 선임 절차 강행은 사실상 조 회장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 아니겠냐는 시각이 많다. 회추위 구성상 조 회장의 영향력은 클 수 밖에 없다. 현재 신한금융 회추위는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김화남 일본 김해상사 대표, 히라카와 유키 프리메르코리아 대표, 필립 에이브릴 일본 BNP파리바증권 대표 등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변양호·성재호 사외이사는 조 회장의 임기 중 선임됐다. 김화남·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는 일본 주주 추천 몫으로 자리에 올랐다. 조 회장에 대한 일본 주주들의 신뢰는 지극히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조 회장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지낸 점을 감안하면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와도 인연이 있다. 경영 성과를 높게 평가하는 회추위가 조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가 일찌감치 흘러 나왔다.

신한금융 회추위가 내세웠던 일정 '비공개' 원칙은 선회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회추위는 이번 회장 선임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확정된 후보만 공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절차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회추위 내부적으로도 기류가 미묘하게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신한금융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지배구조법에 따라 투명한 절차로 이뤄지고 있는지 선에서 볼 것"이라며 절차적 투명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일부 위원들은 회장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만 지키면 내용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는 반면 불필요한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숏 리스트 공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정과 관련해 달라진 내용은 없다"며 "회추위가 어떻게 할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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