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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2019 경향광고대상-심사평]불편한 광고 넘쳐나는 시대…따뜻한 소통 수행한 ‘착한 광고’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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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대한 믿음이 이전만 못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검색이나 가까운 사람의 추천을 더 신뢰한다. 광고가 지나치게 과장됐다거나 선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른 이유는 내용이 유해하다거나 불편하게 한다는 주장이다. 형식에서도 스마트폰과 SNS 등 디지털 광고가 보편화되면서 성가심이나 귀찮음을 유발하는 광고가 늘고 있다. 이런 내용과 형식 때문에 소위 나쁜광고(Bad Advertising), 불편광고(Inconvenience Advertising)가 등장했다. 그러면 착한광고, 편한광고는 사라진 것일까? 아니다. 광고는 여전히 기업과 브랜드를 소비자와 이어주는 가교로서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빠르고 편리한 스마트 기술이 최고의 선이 아니듯 신문의 지면 일부에서 독자를 향한 따뜻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왔다. 지난 한 해 경향신문 광고지면을 장식한 착한광고, 편한광고를 찾아 박수를 보낸다.

심사과정에서 행복한 고민이 거듭됐다. 기업과 브랜드가 국민에게 사랑받으려면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또 신문 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카피와 비주얼, 레이아웃 등 지면 안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가능하면 캠페인으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획력과 크리에이티브 능력, 그리고 미디어의 특성을 잘 반영한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향대상을 수상한 SK텔레콤의 ‘5GX 리더십’편은 지면이라는 신문광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헤드라인과 비주얼을 과감하게 생략하면서 여백을 통해 더 많은 주목과 설득을 담으려 애썼다. 첨단의 5G를 설명하려고 독자를 불편하게 하는 대신 5G와 미디어·보안·커머스·AR/VR, 모빌리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X’로 보여줬다. 앞서 불편하거나 나쁜 광고를 단순히 형식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덜어냄으로써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줘 주목을 높인 점이 평가를 받았다. 보디카피와 캠페인 슬로건을 뒷줄 맞추기로 해 메시지 가독성을 높였고 슬로건, ‘초시대, 생활이 되다’를 캠페인으로 연결하는 완성도도 좋았다.

크리에이티브대상 현대자동차의 ‘디지털키’편은 자칫 최신 스마트폰 광고로 여겨질 정도로 자동차 없는 자동차 광고로 독자에게 어필했다. 이 점에서 오히려 새로운 첨단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전달했고 하단 보디카피에 아주 간략히 디지털키의 조작방법을 설명했다. 자동차광고에 자동차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고정관념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자동차광고도 스마트해졌다.

기업PR대상을 받은 LG그룹의 ‘Life is Good’편은 기업이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역할을 잘 보여줬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기회를 주고 격려하는 ‘스타트업 테크페어’를 한 장의 사진과 헤드라인에 담아냈다. 기존 슬로건에 ‘시작하는’을 추가함으로써 LG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 점이 우수했다.

경향신문

금상은 GS칼텍스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캠페인’에 돌아갔다. 올해 특별히 3·1절 100주년을 맞으면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I am your Energy”를 슬로건으로 커뮤니케이션해온 GS칼텍스가 독립기념관에 소장 중인 독립군의 피 묻은 태극기를 비주얼로 숙연하면서도 대한민국의 힘을 생각하게 한 광고였다. 2019년 한 해 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좋은 광고를 만들어준 광고인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새해에도 미디어와 소비자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신문광고의 매력을 지키면서 독자에게 믿음을 주는 더 많은 신문광고와 만나고 싶다. 이른 아침 새벽을 여는 한 부의 신문에서 만나게 될 지난 밤 동안 세상의 이야기처럼 신선하고, 우리 삶을 넉넉하게 채워주는 착한광고, 편한광고가 차고 넘치는 2020년을 기대해 본다.

이희복 상지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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