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미 하원 트럼프 탄핵조사 보고서 “위법행위·사법방해 증거 압도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보고서에서 “2020년 대선에 외국 세력을 개입시키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법행위 및 사법방해의 증거가 압도적”이라고 적시했다. 하원 정보위에서 표결을 거쳐 채택된 이 보고서는 하원 법사위원회로 넘겨져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탄핵소추 사안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근거로 사용된다.

정보위는 300여쪽에 달하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원조를 지렛대 삼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패 의혹과 2016년 대선 당시 우크라이나가 민주당을 도왔다는 의혹을 조사하라고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구체적 내용을 상세히 기록했다. 그간 비공개 청문회 녹취록과 공개 청문회 등을 통해 얼개가 드러난 내용들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그리고 정부 고위직들의 통화 내역 등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증거도 담겼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이익보다 자신의 개인적·정치적 이익을 우선했다. 자신의 재선을 위해 정치적 동기가 있는 조사들을 우크라이나에 요청하면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전복시키고 국가 안보를 약화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위법행위 및 사법방해의 증거가 압도적”이라고 못 박았다. “최측근 참모 및 관료들이 대통령 책략을 인지하고 있었을뿐더러 일부 경우에는 조장하기까지 했으며, 미국 국민을 상대로 정보를 차단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건국의 아버지들은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국가의 이익보다 위에 뒤는 행정부 수반에 대한 처리 방안을 처방했다. 바로 탄핵”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권한 남용과 행정부에 대한 권한 행사를 통해 자신의 행위를 은폐하고 사법방해를 하기 위한 활동을 지시하고 이행했다”고 밝혔다. 정보위는 이 보고서를 찬성 13표, 반대 9표로 가결 처리했다. 보고서를 넘겨받은 하원 법사위는 4일 헌법학자 등 4명의 전문가를 불러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탄핵 사유인 ‘반역죄, 수뢰죄 또는 그 밖의 중대한 범죄 및 경범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진행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2016년 대선 결과를 날조된 탄핵으로 뒤집으려 한다”며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미치광이’ ‘정신 나간 인간’ ‘감옥에 처넣었어야 할 사람’ 등으로 부르며 원색 비난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