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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북, 이달 말 당 전원회의 소집 “변화된 정세, 중대 문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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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노선 선회 예고…연말 시한 다가올수록 긴장 고조

인민군 총참모장 “미국이 무력 사용 땐 상응행동” 경고

미, 비건 이달 중순 방한 등 돌파구 모색…“포기 않을 것”



경향신문

49일 만에 또다시 백마 타고 백두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군마를 타고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둘러보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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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4일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 수뇌부를 대동하고 백두산에 다시 올라 대미 저항 의지를 다졌다. 북·미 관계가 점차 험악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순쯤 예정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에서 막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 북, 이달 하순 중대 결정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이날 밤 발표한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박 총참모장은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각도 조미(북·미) 관계는 정전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며 “최근 미국 군대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외무성 관료들이 대미 담화를 발표해왔던 것과 달리 군 고위간부가 직접 나서 무력대응을 경고한 것이다.

박 총참모장은 “이처럼 위험한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가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향신문

모닥불로 항일 의지 불태운 김일성처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이 백두산 등정 도중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왼쪽은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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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이달 하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소집했다. 노동신문은 전원회의가 “조선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소집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김 위원장이 선언한 ‘새로운 길’의 윤곽을 드러낼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북·미 대화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다시 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49일 만에 다시 군마를 타고 백두산 등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특히 군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과거 김일성 주석이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혁명 전적지들을 둘러봤다. 강경 군사 행보로 대미 항전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의 사상진지, 혁명진지를 허물어보려는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책동이 날로 더욱 우심해지고 있는 이런 때일수록 백두의 공격사상으로 살며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제재 장기화에 대비한 내부 결속과 저항 의지, 자력갱생 정신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비건 방한, 국면 전환될까

북·미관계가 험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비건 대표의 연내 방한을 추진하며 최종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만나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10월 초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노딜로 끝난 이후에도 스웨덴 등 제3국을 통해 북측에 협상 재개 의사를 타진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대조선 적대시정책’ 철회를 비핵화 논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비건 대표 방한을 계기로 대화 재개를 위한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 워싱턴사무소 송년 행사에서 “기대했던 만큼 진전을 아직 이루지는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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