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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한·중 외교장관 회담, 시 주석 답방, 한·중 정상회담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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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한한령 등 완화도 주목

경향신문

강경화 외교장관(오른쪽)이 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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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미진한 부분 논의”

왕이 “일방주의, 세계 위협”

무역 전쟁·홍콩 시위 등

미국의 대응 우회 비판도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한국을 찾았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갈등 이후 중국 외교수장의 공식 방한은 처음이다. 왕 국무위원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왕 국무위원은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한·중관계 개선 방안, 북핵 문제 협력 등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관계 발전 과정의 성과를 평가하고 미진한 부분은 개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파트너”라며 “(양국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왕 국무위원과 강 장관은 이달 말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이번에 방한하게 되면 사드 갈등으로 경색된 한·중관계가 완전히 복원됐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회담에서는 중국이 사드 보복조치로 취한 한한령(限韓令), 단체관광 제한 완화 문제도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측은 한·중관계를 정상궤도로 가져가서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당초 예정된 시간을 넘겨 2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왕 국무위원은 “(양국) 관계가 좋은 것을 보여준다”며 “협력 강화를 위해 논의할 사안이 많았고, 많은 합의를 이루었다”고 전했다.

왕 국무위원과 강 장관은 교착에 빠진 비핵화 협상과 북한의 최근 동향 등 한반도 정세도 폭넓게 논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고, 한반도 평화 유지가 중요하다는 것이 양국의 공동 인식”이라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진전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회담에서 “조선(북한) 측의 안보 및 발전과 관련한 합리적 관심사는 마땅히 중시되고, 해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왕 국무위원 방한은 미·중 패권 다툼으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고, 한·일 갈등 고조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느슨해진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왕 국무위원은 “세계 안정과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 행위가 국제관계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이나 홍콩 시위에 관한 미국 대응을 우회 비판했다.

왕 국무위원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움직임 등을 겨냥해 동북아 평화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학자들의 기고를 싣고 한국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청샤오허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한국이 사드 배치로 고통 받았기 때문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신중하게 다룰 것”이라며 “한국이 (미사일 배치에) 동의하면 양국 관계는 완전히 망가지고 한국에 견디기 힘든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유진 기자·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jdigita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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