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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주금공 해외 커버드본드 10억유로 더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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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20조원 규모 안심전환대출용 MBS 발행 나서
시중금리 영향 등 부작용 줄이려 해외 자금 조달 확대
보험사도 안심전환대출 MBS 매입에 참여키로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내년 초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다. 주금공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 잔액은 30억유로 정도인데 여기에 10억유로가 더해지는 것이다. 최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등 여러 정책금융사업을 주금공이 맡으면서 돈 쓸데가 늘어나자 해외 자금 조달원을 늘리기로 했다.

또 주금공은 최근 생명보험사 재무담당 임원들을 모아놓고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MBS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20조원에 달하는 안심전환대출 MBS를 은행이 모두 부담하지 않고 보험사가 일부 분담하면 대규모 MBS 발행에 따르는 시중금리 상승 등의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생명보험사는 MBS 장기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실제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5일 금융당국과 주금공에 따르면, 주금공은 관계기관 협의를 끝내고 내년 초에 10억유로 규모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다. 커버드본드는 은행 같은 금융회사가 우량자산으로 분류되는 주택담보대출과 국공채를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이다. 유럽에서는 장기 자금의 조달 수단으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조선비즈 11월 19일 [단독] 시중금리 상승 논란 주금공, 해외 자금조달 늘린다 참고)

조선비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가 시작된 지난 9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은행직원으로부터 상담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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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금공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 잔액은 30억유로다. 30억유로의 잔액을 더 늘리지 않고 매년 만기가 돌아오는 5억유로 정도의 커버드본드만 차환 발행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을 비롯해 정책서민금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금공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지만, 해외 커버드본드도 외채의 일종이기 때문에 섣불리 규모를 늘리지 못했다.

최근 주금공의 안심전환대출 MBS 발행이 국내 시중금리에 영향을 끼친다는 논란이 벌어지자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 확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MBS 발행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 투자자는 대규모 물량 인수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가산금리를 높이게 되고, 이는 MBS 발행금리 상승과 다른 정책모기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국회 등에서는 안심전환대출 MBS 발행이 시중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는데, 주금공이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 규모를 최대 10억유로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주금공이 발행하는 해외 커버드본드는 유럽 현지에서 트리플A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국채나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은채를 제외하면 가장 우수한 등급의 채권이라는 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안전한 투자자산의 경우 수익률이 거의 0%에 수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주금공이 발행하는 채권은 1% 수익률은 보장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며 "주금공 채권은 한국 정부가 보증하고, LTV·DTI 같은 강한 규제 덕분에 기초자산의 안정성도 높게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정환 주금공 사장은 지난달 중순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UOB, DBS 등 글로벌 투자기관 관계자를 직접 만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에 대해 협의하기도 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한국물 중 유일한 공모 트리플A 등급인 주금공 채권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높은 관심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원화 MBS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생명보험사도 이달부터 발행 예정인 주금공의 MBS를 매입할 계획이다. 주금공은 이를 위해 지난달말 주요 생명보험사 재무담당 임원을 초청해 MBS 투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주금공은 이달부터 몇 달에 걸쳐 안심전환대출 재원으로 쓰기 위해 20조원 규모의 MBS를 발행할 예정이다. 단기간에 대규모 MBS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셈이기 때문에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 등에 대한 우려가 컸다. 특히 몇몇 은행이 MBS 물량을 다 떠안게 되면 높은 가산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MBS 발행금리가 올라 다른 정책모기지 대출금리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과 주금공은 안심전환대출 MBS를 은행이 아닌 보험사가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이번 설명회에서 실제로 여러 생명보험사가 MBS 투자에 관심을 보이면서 MBS 발행이 시중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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