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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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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동영상'에 뿔난 트럼프, 기자회견 취소하고 귀국...트뤼도에 "위선적" 비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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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0주년을 기념해 29개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가 각국 정상들의 뒷담화와 험담으로 얼룩졌다.

4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후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한 채 영국 런던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 회견 대신 트위터에 "오늘 회담이 끝나면 바로 워싱턴으로 향할 것"이라며 "지난 이틀 동안 너무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나토 정상회의 종료 시점에 따로 기자회견은 하지 않겠다"는 글을 남겼다.

바로 전날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들과 예정에 없던 50여분간 질의응답을 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정상회의 외교 의례를 무시하고 혼자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질문 수십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입을 닫은 채 돌변한 이유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비롯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심기가 불편해진 탓일 가능성이 크다.

조선일보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나란히 서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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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외신은 전날 버킹엄궁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뤼도 총리, 마크 루트 네덜란드 총리, 영국 왕실 앤 공주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뒷담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25초 짜리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서 존슨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그것 때문에 늦은 거냐"고 묻고, 트뤼도 총리가 끼어들어 "그(He)가 40분이나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늦은 거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대상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CNN과 가디언 등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네 명의 정상은 자신들의 대화가 녹음되는 줄도 모르는 채 음료를 들고 큰 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트뤼도 총리는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뤼테 총리와 영국 앤 공주를 향해 "심지어 그의 스태프들도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며 턱이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손짓을 했다.

이 영상이 보도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트뤼도 총리)는 위선적인 사람(two-faced)"이라고 비난했다.

불쑥 캐나다의 방위비 분담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나는 그가 멋진 남자임을 안다"면서도 "그는 (국내총생산의)2%를 (방위비로) 부담하지 않고 있다. 그는 반드시 이를 부담해야 한다. 캐나다는 돈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 이야기 하며 웃지 않았다. 다만 차기 G7 회장 장소인 캠프 데이비드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이다. 나는 트럼프와 아주 좋은 관계다"고 해명했다.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는 "나토 군사 동맹 7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정상들이 모였지만 회의 자리는 동맹들 사이 긴장감으로 얼룩졌다"며 "결속을 축하하는 자리에 미국 대통령과 충돌이 불거지며 오점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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