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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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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2%'와 오찬 트럼프, “2% 못채우면 무역으로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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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등 8개국 불러, 독일·프랑스·캐나다 겨냥

한국엔 주한미군 유지, 나토엔 관세 보복 카드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국내총생산(GDP) 2% 방위비 약속을 이행한 8개국 정상들만 따로 불러 '2퍼센터스와 실무 오찬'을 함께 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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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29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운데 8개국 정상만 따로 불러 오찬을 했다. '2퍼센터스(Percenters)와 실무 오찬'이라고 이름까지 붙였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연체국' 프랑스·독일 및 캐나다 등을 향해 "2% 방위비를 채우지 않으면 무역으로 걸겠다"며 관세 카드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나토 정상회의와 별도 일정으로 8개국을 초청했다. 국내총생산(GDP) 2% 이상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킨 영국(2.14%)·그리스(2.28%)·폴란드(2.00%)·불가리아(3.25%)·루마니아(2.04%)·에스토니아(2.14%)·라트비아(2.01%)·리투아니아(2.03%) 정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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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회원국들의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2% 방위비 지출 공약 달성 여부[N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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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들은 미국(3.42%)과 함께 2% 방위비 목표를 달성했다. 언젠가 3%, 4%로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2%를 훨씬 넘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정말 미국에 대한 존중의 표시"라고까지 말했다. 그런 뒤 "유감스럽게도 많은 수의 나라들은 이 목표를 충족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2016년보다 한 해 1300억 달러를 추가로 걷고 있지만 향후 3년 이내 증액 숫자가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나토는 우리 모두에 극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방위비 분담 구상을 고취하는 일도 아주 중요하다"며 "동료들도 우리 선례를 뒤따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자 "실제로 그럴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그런 뒤 "만약 그들이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을 무역으로 걸 것"이라며 "어떻게 되든지 그들은 돈을 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만약 돈을 내지 않으면 관세 보복을 통해 강제로 내도록 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비공개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석상에서도 "무역 불균형까지 고려한다면 미국은 나토 방위비의 90%를 지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날 한국과 방위비 분담(SMA) 협상과 관련해선 주한미군 규모 유지 여부를 놓고 협상 카드로 연계한 데 이어 나토에선 유럽 주요국가와 무역 적자에 연계할 수 있다고 위협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나토 회원국 방위비 증액 압박은 같은 날 국내에선 하원 법사위가 탄핵 청문회를 개최한 가운데 자신은 해외에서 큰 외교 성과를 냈음을 과시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오찬 뒤에 트위터에 "가짜 언론은 나의 아주 성공적인 나토 정상회의 성과를 무시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나는 나토 정상들과 엄청나게 잘 지냈고 연 1300억 달러를 더 내게 했고, 3년 내 4000억 달러가 될 것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백악관도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2퍼센터스와의 특별한 오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2% 방위비 공약을 이행한 위대한 나토 정상들과 만났다"며 동영상까지 공개하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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