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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부동산PF 돈줄 막는다…증권사·여전사도 채무보증 한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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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리스크 노출 규모 100조원으로 커져
금융회사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 규제 도입
부동산대출에 주던 각종 특례는 폐지하기로

금융당국이 100조원 규모로 덩치가 커진 금융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금액)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프로젝트 사업성과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금융기법이지만, 부동산시장 여건에 따라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도 크다. 과거 저축은행이 부동산 PF에 과도하게 대출을 해줬다가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저축은행 사태’가 터진 적도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규제 강화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쏠리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3차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부동산 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과 금융회사의 고위험 기업부채 부문 투자 동향, 채권형펀드 유동성리스크 관리 방향 등이 논의됐다. 특히 금융위는 부동산 PF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노출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고 보고 관리 강화 방안을 이날 협의회에서 발표했다.

조선비즈

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 /조선DB



올해 6월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100조원에 달한다.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가 28조1000억원으로 2013년말(12조1000억원)보다 16조원이나 늘었다.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71조8000억원으로 2013년말(39조3000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손 부위원장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금융회사의 수익추구가 심화되고 있어 고위험 자산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잠재적인 위험에 대비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채무보증 관련 건전성 규제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은 증권사나 여전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 규제가 별도로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규모가 187%에 이르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설정하고 이를 넘지 못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여전사는 '부동산PF 대출 및 채무보증의 합계액'을 여신성 자산의 3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에 대한 신용위험액 산정시 위험값을 12%에서 18%로 상향하고, 여전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에 대손충당금 적립의무도 부과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부동산 PF에 지나치게 많은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나왔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 운용제도를 개선해 발행어음 조달자금의 10%를 초과하는 부동산 관련 투자자산에 대해서는 레버리지비율에 가산하기로 했다. 현재는 발행어음 조달이나 운용자산은 레버리지비율 산정에서 빼주고 있다.

기업신용공여 추가한도 취급대상에서 부동산관련 대출도 제외되고, 부동산대출에 대한 신용위험 특례도 폐지된다.

금융당국은 매년 1분기에 부동산 PF 리스크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금융회사나 사업장을 선정하고, 리스크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을 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가 사업보고서에 부동산 PF 익스포져에 대한 상세한 현황을 공시하도록 하고,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해 부동산 PF의 부실 위험을 정밀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내년 중에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종합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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