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국산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B호' 공개…동아시아 미세먼지 정밀 추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최종 성능점검 중인 ‘천리안2B호’ 위성. 동아시아 미세먼지의 농도와 이동 상황을 알 수 있는 장비가 실려 내년 2월에 발사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파트 3~4층 높이에 농구장 2개만 한 넓이의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한 위성 조립동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직육면체’ 형태의 물체였다. 몸 전체가 단열용 금박지로 싸인 이 물체 주변에선 크고 작은 장비를 휴대한 연구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4일 국내 독자개발 위성 ‘천리안2B호’ 성능시험 현장이 언론에 공개된 것이다.

길이 2.9m, 높이 3.8m, 무게 3.4t인 천리안2B호의 외형은 여느 위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천리안2B호 위성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한반도가 포함된 동아시아 하늘을 샅샅이 들여다볼 초정밀 미세먼지 관측 장비를 탑재한 것이다. 서쪽으로는 인도네시아 북부와 몽골 남부, 동쪽으로는 일본을 아우르는 지역에 카메라를 맞추고 20여 가지 대기 오염물질을 관측해 농도와 이동 방향을 알 수 있다.

천리안2B호는 지구 자전속도와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항상 고정된 구역의 지상을 바라볼 수 있는 정지궤도위성이다. 두 사람이 마주 본 채 손을 맞잡고 계속 눈을 맞추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데 이런 정지궤도위성은 3만 6000㎞ 고도에 떠 있다. 이렇게 지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도는 위성에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 상황을 정밀하게 알아낼 관측장비를 탑재한 건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천리안2B호가 본격 가동되면 지상 관측 자료에만 의존하는 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가 올라갈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항공우주연구원 위성탑재체개발부 이승훈 책임연구원은 “천리안2B호에는 고성능 분광 장비가 실려 있다”고 밝혔다. 분광 장비는 특정 지역의 대기에 떠 있는 물질이 어떤 화학적인 특징을 띠는지 알아낼 때 사용한다. 앞으로는 한반도 주변에 떠다니는 오염물질이 무엇인지 좀더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돼 대기오염에 대한 대처도 더 정확하고 빨리 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국내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발사된 ‘천리안2A호’와 천리안2B호를 연동지어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 기상 관측이 주임무인 천리안2A호에서 얻은 구름 정보에 천리안2B호에서 얻은 미세먼지 정보를 합하면 좀 더 정확하게 대기오염 정보를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천리안2B호에는 해양관측용 장비도 실린다. 적조나 녹조, 오염물질 해양투기 감시에 쓰일 예정이다. 총사업비 3천867억 원이 투입된 천리안2B호는 내년 2월 18일 남미에 있는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유럽의 아리안 로켓에 실려 발사되며 내년부터 해양 정보, 2021년부터는 대기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