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프로택시러'도 외면한 뒷좌석 안전띠? 1년새 흐지부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머니투데이

안전벨트 /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안양에 사는 회사원 서모씨(28)는 일주일에 3회 이상 택시를 타며 자신을 '프로택시러'(택시를 자주 타는 사람을 부르는 신조어)라 자부한다. 주로 회식이 끝난 야간에 '총알택시'를 잡지만 좀처럼 안전벨트(안전띠)를 해본 기억은 없다. 대부분 택시기사도 서씨가 타자마자 조용히 액셀을 밟는다.

택시의 전 도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가 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장은 제자리걸음이다. 시행 초기 경찰 집중 단속으로 택시기사와 시민 모두 높은 참여율을 보였지만 어느새 흐지부지된 모양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28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모든 도로, 모든 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은 운전자에게 과태료 3만원을 부과했다. 택시 같은 사업용 차량의 경우 약 2달의 계도기간을 거쳐 12월부터 단속 대상이 됐다. 당시 12월 한 달간 이뤄진 경찰의 특별단속은 뒷좌석 안전띠 매기 분위기를 잡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1년여가 흐른 지금 택시기사와 시민들은 뒷좌석 안전띠 매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뒷좌석 안전띠 매기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미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외근이 잦은 업무로 택시 이용이 많다는 회사원 박모씨(43)는 "연초에는 그래도 안전띠를 하라고 말씀해주는 기사님들이 많았는데 여름쯤 지나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기분이 답답하기도 해서 안전띠를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전좌석 안전벨트 의무화 첫날인 지난해 9월28일 종로경찰서 경찰들이 현장 안내에 나서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력 10년 법인 택시기사 정모씨(69)도 "요금기계에서 전 좌석 안전띠를 하라고 안내가 나와 따로 손님께 말을 하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절반 정도는 안전띠를 매더니 이제는 10명 중 3명 정도 빼고는 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에서 경찰의 뒷좌석 안전띠 단속은 쉽지 않다. 교통경찰이 맨눈으로 빠르게 지나는 차량의 뒷좌석 안전띠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택시는 승객에게 미리 안전띠 착용을 고지하면 면책이 된다. 택시업계 반발 등으로 애플리케이션에서 나오는 안내 멘트도 고지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서울지방경찰청이 올해 안전띠 단속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13건에 불과했다.

결국 뒷좌석 안전띠 매기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 의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반발이 심했던 조수석 안전띠 매기가 자연스럽게 정착된 경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창영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사업용 차량은 안전띠 매도록 고지하면 단속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기 차를 탔을 때뿐만 아니라 택시에서도 반드시 뒷좌석 안전띠를 매어 주면 사고가 나도 부상 위험도를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