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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보좌관 인건비 착복 광주시의원, '선처' 탄원서도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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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 시의원, 장애인 단체·전 보좌관 A씨에 서명 요구

매달 급여 중 80만원씩 떼가…시의회 징계 착수

뉴스1

나현 광주시의원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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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보좌관 인건비를 착복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나현 광주시의원이 이번엔 탄원서 제출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과 광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나 의원은 최근 광주지역 장애인단체와 전 보좌관 A씨 등에게 탄원서 제출을 강요하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1번(장애인)으로 광주시의회에 입성했다.

나 의원은 '인건비 착복' 문제가 불거진 이후 지역 장애인단체 등에게 탄원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당 한 관계자는 "나 의원이 광주 장애인 단체 쪽에 탄원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개인이나 장애인 단체 대표 등에 대한 의혹이나 음해가 아니라 명백한 사실관계가 드러난 사안인 데도 나 의원이 상황 판단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전 보좌관 A씨에게도 탄원서 제출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인건비 착복' 논란이 불거지자 전 보좌관 A씨의 집에 찾아가 직접 작성한 탄원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나 의원이 작성한 탄원서에는 A씨가 스스로 80만원을 내기로 했다거나 사건이 확대되기를 원치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광주시의회 한 관계자는 "탄원서에는 A씨가 '직장을 그만 두고 다시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시의원들이 거출해 일부 보좌관을 채용하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어머니를 통해 나현 의원을 소개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80만원은 A씨가 책임지기로 해 스스로 냈는데 1년이 지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울컥한 마음에 광주시당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금액을 돌려받았으니 더 이상 사건이 확대되기를 원치 않으며 나 의원을 선처해달라는 내용이 있다"고 전했다.

전 보좌관 A씨는 나 의원이 직접 집으로 찾아와 부모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서명할 것을 강요해 어쩔 수 없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원서에는 '광주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회장 귀하', '더불어민주당 윤리위원장 귀하'라고 적혀 있어 광주시의회와 민주당 광주시당의 징계 절차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A씨가 서명한 탄원서는 아직 민주당 광주시당이나 광주시의회에 접수되지는 않았다.

광주시의회 한 관계자는 "반성하고 자진 사퇴해도 모자랄 판에 직접 탄원서를 써 서명하고 제출을 강요하는 악질적인 갑질을 하고 있다"며 "나 의원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자신의 보좌관 급여 중 80만원을 매달 되돌려 받아 공동경비로 사용하는 등 인건비를 착복해 지탄을 받고 있다.

광주시의회 전체 의원수는 23명으로, 별정직 보좌관을 둔 의회 의장과 보좌관 없이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 1명을 제외한 21명이 유급 보좌관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 14명은 시의회 예산 지원을 통해 임금을 받는다. 나머지 7명은 사설 유급보좌관으로 전체 의원들이 매달 80만원씩 공동경비로 부담해 급여를 주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해 11월 경력단절 여성인 A씨를 보좌관으로 채용하면서 A씨의 실수령액 200여만원에서 80만원을 되돌려 받아 지난 10월까지 880만원을 공동경비로 썼다.

나 의원은 문제가 불거지자 880만원을 A씨에 돌려줬지만 비난 여론은 더 커지고 있다.

나현 의원 '인건비 착복' 파문이 확산되면서 광주시의회는 6일 오후 4시 윤리특위를 열어 징계할 방침이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나 의원의 보좌관 급여 착복을 파렴치 행위로 보고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나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윤리심판원은 7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광주시의회는 자진 사퇴를 권고했으나 나 의원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은 4일부터 상임위에 불출석한 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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