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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K바이오 괴롭히는 공매도③·끝] 반복되는 공매도 개선, 올해도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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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삼성증권 배당사고, 2012년 한맥증권 등이 터질 때마다 공매도를 폐지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지만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은 폐지보다는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공|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이주희 기자] 개인 투자자에게 국내 공매도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외국인투자자, 기관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삼성증권 배당사고, 2012년 한맥증권 등이 터질 때마다 공매도를 폐지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지만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은 폐지보다는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는 공매도의 전면 금지시 부작용을 우려한다. 차익거래·헤지거래·롱숏(매수,매도) 등 차입 공매도를 활용한 다양한 투자전략 사용이 불가능해지기 때문. 이럴 경우 시장 참여가 크게 줄어들 수 있고 시장의 중장기 성장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무차입 공매도, 업틱룰 감시 시스템 미약…당국은 협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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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차거래를 통한 차입공매도 흐름도. 제공|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개인투자자 20억3782만원, 기관투자자 969억8946만원, 외국인투자자1740억5912만원이다. 비중은 개인투자자 0.74%, 기관투자자 35.51%, 외국인투자자 63.73%다.

지난해 개인투자자 공매도 거래 비중은 1% 미만으로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를 위한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개인투자자는 증권 차입 단계에서 기관, 외국인보다 신용도와 자금력 등에서 크게 불리하다. 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대차시장에는 기관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다. 증권사도 개인의 소량 공매도 수요에 맞춰 공매도 물량을 원활히 제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차입 공매도(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공매도) 등 불법 공매도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당국이 업틱룰(Up-tick rule·공매도 거래시 매도호가를 직전 체결가 이상으로 제시하도록 제한한 규정) 위반사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등 무책임하다고 질책했다.

업틱룰은 공매도 집중 현상을 막기 위한 규정으로 공매도로 인한 주가하락을 막는 조치다. 시장 조성을 위해 예외조항을 뒀지만 예외 조항이 12개나 돼 오히려 이를 악용한 공매도가 늘고 있다.

김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업틱률 예외 거래 대금은 2014년 2조6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9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거래대금이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4.6%, 올 8월말 20.3%까지 늘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에서 업틱룰과 관련해 시장안정 측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또 공매도 폐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적 신인도를 고려할 때 폐지는 어렵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홍콩처럼 공매도 시장의 일부를 폐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 정책을 검토하고 금융위원회와 협의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골드만삭스 자회사인 골드만삭스 인디아인베스트먼트는 무차입 공매도로 과태료 75억원이 부과됐다.

최근 5년간 금융투자회사 71곳이 무차입 공매도 관련 규정을 위반했지만 대부분 솜방망이 처분이 내려졌고 71곳 중 2곳을 빼고 모두 외국에 본사를 둔 회사였다.

◇ 해외보단 엄격하지만 무차입 공매도 거르기 어려워
공매도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호가 간 간격(스프레드)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시장 참가자는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시장의 부정적 정보를 신속히 가격에 반영해 가격형성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순기능이 커 해외 시장에서도 공매도를 수용하고 있다.

지난해 공매도 거래대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피 6%, 코스닥 1.9%였다. 미국(40.3%) 일본(38.7%)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공매도 관련 기준이 엄격한 편이라 볼 수 있지만 시스템상 무차입 공매도를 걸러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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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의 공매도 거래정보 제공 주기.제공|한국거래소


무차입 공매도는 홍콩, 일본, 중국 등 대다수 국가에서 금지돼 있고 싱가포르만 허용돼 있다. 업틱룰 적용은 우리나라와 홍콩에서 허용됐을 뿐 EU(유럽연합), 영국, 호주 등 대부분 나라에서 적용하고 있지 않다. 일본은 장중 10% 이상 주가가 하락하는 조건에서만 적용한다.

금감원은 올 8월 외국인 투자동향과 공매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며 시장 관련 부서 중심으로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해외 사무소의 일일 모니터링 대상 지역을 도쿄사무소에서 미국, 중국, 유럽으로 넓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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