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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웃다가 울고, 현란한 액션 즐기다, 갈등의 바티칸으로…넷플릭스, 이달 ‘재미 + 감동’의 영화들 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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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야기’ 대립의 이혼 과정 담아…‘두 교황’ 교황 선출 실화 다뤄

‘6 언더그라운드’는 사설 특수요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수는 재미

경향신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가 연말을 맞아 직접 투자하고, 유명 감독·배우들이 참여한 영화를 연이어 공개할 예정이다. <결혼 이야기>(지난달 27일 극장 개봉·6일 공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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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비평가협회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올해 최우수 영화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한 <아이리시맨>을 선정했다. <아이리시맨>은 내년 2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의 유력 후보로도 꼽힌다. <아이리시맨>은 넷플릭스가 투자·배급한 영화다. <아이리시맨>은 시작에 불과했다.

넷플릭스는 연말까지 ‘재미’와 ‘감동’을 겸비한 영화를 연이어 공개한다. 넷플릭스는 처음 가입하는 이들에게 무료 이용 기간 30일을 제공하는데, 이 ‘무료 찬스’를 이용한다면 이달이 적기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영화관에서 개봉했고, 넷플릭스에선 6일 공개되는 영화 <결혼 이야기>는 갈라섬을 준비하는 부부 이야기다. 배우 니콜(스칼릿 조핸슨)과 연극 연출가 찰리(애덤 드라이버)는 막 이혼을 결심한 부부다. 니콜은 남편의 그림자 뒤에서 점차 사그라드는 자신의 삶과 배우로서의 경력을 되살리고 싶다. 뉴욕을 떠나 아들 헨리(아지 로버트슨)와 함께 고향 LA에서 ‘새 출발’을 하고 싶다. 뉴욕에서의 양육을 원하는 찰리의 고집을 꺾기 위해서는 이혼소송이 필요하다. 법정에 선 둘은 여전히 부부인 채로 서로를 할퀴기 시작한다.

이혼 법정에 오른 결혼 생활은 곧 서로의 잘잘못에 따라 네 것과 내 것으로 단정히 토막 난다.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의 아이, 남은 애정과 들끓는 증오는 토막 나지 않는다. 감독 노아 바움백은 사라지지 않는 결혼의 잔상을 훌륭하게 그리며 ‘수작’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영화는 스릴러·법정물·로맨틱 코미디·스크루볼 코미디·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결혼과 이혼이 공존하는 모순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이혼 소장을 전하는 장면에선 슬랩스틱 코미디가 출몰하고, 사소한 실수로 서로를 비난하는 법정 장면은 스릴러를 방불케 한다. 스칼릿 조핸슨과 애덤 드라이버, 두 배우의 설득력 있는 연기를 따라 흥미로운 파국에 몰입하다보면 어느새 인간이란 얼마나 지긋지긋하고 사랑스러운 것인지 깨닫게 된다. 그것이 못내 슬퍼, 웃다가도 이내 울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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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언더그라운드>(13일 공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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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공개되는 <6 언더그라운드>는 살아 있지만 온·오프라인 기록으로는 이미 사망한 사설 특수요원 ‘고스트’들이 거악에 맞서는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다. 고스트들은 이름 대신 숫자로 불린다. 팀원을 모으고 리더 역할을 하는 억만장자 ‘1’은 <데드풀> 주인공으로 유명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연기한다. 레이놀즈보다 더 눈에 띄는 건 감독이다. 이 영화는 <더 록> <아마겟돈> <진주만> <아일랜드>와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감독 마이클 베이가 연출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보는 재미다.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부수고 터지는 가운데 이어지는 현란한 액션이 돋보인다. 베이 감독은 불꽃 폭파 액션, 빠른 편집, 극단적인 클로즈업, 현장감 가득한 카메라 움직임, 해질 무렵 골든아워 배경 등 자신의 특기이자 트레이드마크인 장면들을 유감없이 담았다.

사실 감동은 크게 없다. 그러나 큰 스케일과 컴퓨터 그래픽이 절제된 실제 스턴트 액션 등을 보고 있노라면 ‘와’ 하는 탄성, 감동의 순간도 생긴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정치 불신을 활용해 정치권이나 기득권이 못 미더워 스스로 악을 처단하는 설정도 곱씹을 여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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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황>(11일 개봉·20일 공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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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영화관에서 개봉하고, 넷플릭스에는 20일 공개되는 <두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두 교황의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다. 영화는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사망 소식에서 시작한다.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독일의 요제프 알로이지우스 라칭거(앤서니 홉킨스)가 당연히 뽑힐 것으로 교회 안팎에서는 봤지만,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조너선 프라이스)가 적지 않은 표를 차지하며 투표가 몇 차례 더 진행된다. 결국 라칭거가 새 교황에 선출돼 ‘베네딕토 16세’가 되지만, 재임한 지 10년도 되지않아 최측근의 비리 등으로 교회는 위기에 직면한다. 교회에 실망한 베르고글리오는 사임 허락을 받기 위해 로마로 향한다.

로마와 바티칸,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의 재미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백발의 두 노배우가 선보이는 연기다. 대표작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홉킨스는 82세고,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라이스는 72세다. 일반인은 볼 수 없는 콘클라베가 상세히 묘사되는데 이를 엿보는 재미도 있다. 라틴어 콘클라베는 ‘열쇠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방’ ‘걸쇠로 문을 잠근 방’을 의미한다.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게 이 영화의 마력이지만 울림도 크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사에 담긴 그의 인간적인 고뇌와 겸손함, 앙숙이던 두 사람이 맞는 변화 등은 남녀노소는 물론 종교를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김경학·김지혜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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