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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 기간 '뒷담화 동영상' 공개로 체면을 구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대폭 증액 성과 등을 내세워 '성공적 외교'였다며 연일 자화자찬에 나서고 있습니다.
외교 치적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려는 차원으로 보이지만, 각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를 거듭 재확인한 것이어서 앞으로도 압박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미 간 방위비 분담 협상과 맞물려서도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의 나토 출장 기간 미국을 위해 엄청난 일들이 달성됐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자랑스럽게도 그 어떤 대통령도 이토록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해 "다른 나라들이 이미 천3백억 달러를 늘렸고 조만간 증가분이 4천억 달러에 달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분담금은 인상되지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한 일은 이전에는 일찍이 일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말이면 유럽과 캐나다가 지난 2016년부터 추가로 투자한 방위비가 천3백억 달러에 이르고, 오는 2024년 말에는 누적 방위비 증가액이 4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72조 원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의 2%로 늘리기로 한 데 대해 "2% 기준은 너무 낮은 만큼 4%가 돼야 한다"고 전방위 압박에 나섰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특히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통상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룰 수도 있다"면서 방위비를 제대로 안 내면 "우리는 무역으로 그들을 걸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과 관세 등 무역 현안의 연계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자화자찬과 달리 나토의 여러 회원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2년 전인 지난 2015년부터 이미 국방예산을 늘려가기 시작했으며, 이는 러시아 위협 등이 계기가 됐다고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만찬 당시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공개된 뒤 다음날 오전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뒤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서 올린 트윗에서도 "가짜 뉴스 언론이 나토를 위한 나의 성공적인 런던 방문을 깎아내리기 위해 별짓을 다 하고 있다"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 방위비 인상에 성공했다면서 미국이 매우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서현 기자(a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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